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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말하지 못한 마음에게

편지처럼 접어둔 이야기

by 연두씨앗 김세정

https://youtu.be/sMCQ0kD-mvk?feature=shared


<말하지 못한 마음에게>


말없이 앉아 있던 밤

달빛조차 나를 비껴가더이다

그대의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가슴은 먼저 알아보았지요


몇 번을 웃는 척을 해도

눈 끝엔 늘 그대가 고였고

다 잊은 줄 알았던 마음이

오늘따라 조용히 아팠소


괜찮다고 믿고 싶었는데

그대 아닌 하루가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그리움은 늘 그렇듯

문득 찾아와 나를 껴안더이다

잊은 줄만 알았던 그 마음으로

편지처럼 접어둔 말들

그날 이후 한 장도 펼치지 못했소


마음이 먼저 멈춰버린 탓에

끝내 전하지 못한 글귀들이었지요

그대가 내게 남긴 말들은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또렷해져서

자꾸만 나를 돌아보게 하오


괜찮다고 말하려 했는데

입술은 자꾸 떨어오고 말더이다

말하지 못한 마음에게

이제라도 조용히 써 내려가오

그대는 여전히, 나의 가장 깊은 곳


언젠가 마주할 그날엔

아무 말 없이 눈물로 먼저 인사할 듯하여

그땐 이 모든 말들보다

그리워했노라, 그 한마디만 전하고 싶소

다음 생에 다시 만난다면

그땐 꼭 먼저 말을 걸어주시겠소


이름도 마음도 말하지 못했던

이 생의 마지막 밤에서

그대에게 이 노래를 띄우오



출처 : 아무노래 플레이 Amunorae Play



우연히 유튜브에서 듣다가 노래가 너무 좋아서 브런치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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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반복되는 계절에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과 기억들이

어느 날의 바람과 햇살에서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아주 깊숙이 가라앉은 기억의 잔상들이 바람을 타고 스물 거리며 올라왔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은

어딘가에 침몰되었지만 썩지 않고 버티고 남아있었다.

마치 언젠가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편지처럼, 일기장에 고이 접어두었던 이야기들이 있다.

언젠가는 써야지하는 이야기들을 문득 꺼내봐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완성이 될지 알 수 없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되어 이미 씻기 지워진 기억들과 사라져 버린 감정들을 다시 끌어올려본다.

소설이 완성되어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면

그땐 기꺼이 덮어도 좋을 일기의 한 챕터.


이 생을 살면서 내가 절대 먼저 찾지 않을 그대에게

전하지 못했던 말을 노래에 담아서 남겨둔다.

혹시라도 우연히라도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땐 꼭 먼저 말을 걸어달라고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잘 지냈다고, 잘 살아냈다고,

서로 웃으며 안녕하기를...

그날 이후, 한 장도 펼칠 수 없던 마음을 다시 꺼내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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