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생각을 알아차리기 (마음 챙김)
명상은 '알아차림'
스티브 잡스는 매일 명상을 통해 직관력과 창의력을 키웠다고 한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는 명상이 성공의 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고. 이쯤 되면 나도 명상을 해야 할 것 같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나는 오랫동안 명상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 잡생각을 떨쳐내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 명상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 반대였다. 국가대표 양궁팀의 멘탈코치인 김주환 교수는 명상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내 안에서 어떤 생각이 올라오는지를 그저 알아차리는 것." 즉, 명상은 내면의 생각들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과정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이미 명상을 하고 있었다. 바로 글쓰기를 통해서.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모닝 페이지’를 실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닝 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노트 세 페이지에 아무렇게나 쓰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일기 같은 기록이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쓰다 보니 내 안에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닝 페이지를 시작한 지 사흘째, 나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던 어렸을 적 상처에 대해 쓰고 있었다.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었던 생각과 감정들이 글을 통해 표현되면서,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글쓰기를 통한 명상
나는 글쓰기를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순간의 감정과 생각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지만, 글로 남기면 그것이 착각이었는지, 진짜 내 마음이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생각이 정리되고, 내면이 가벼워진다.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나의 글 속에는 질투, 시기, 미움 같은 부끄러운 감정들이 있다. 예전엔 그런 감정을 인정하기 싫었다. 쿨하지 못해 보이니까.. 하지만 글을 쓰면서 솔직해질 수 있었고, 그럴수록 더 자유로워졌다. 미운데 아닌 척, 힘든데 괜찮은 척하지 않게 되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니, 타인의 실수에도 너그러워졌다.
‘아, 잡스가 이런식의 명상으로 마음을 챙긴 거구나!’ 깊숙한 곳의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니 비로소 잡스가 왜 맨날 명상을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명상을 하면 자신의 마음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내 마음을 흔들던 불안의 파도도 잠잠해지고. 반대로 명상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마음속에 온갖 생각들이 떠돌며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나는 특히 명상을 통해 알아차린 생각들을 글로 남길 때 마음이 다스려 지고, 자유로움을 느낀다. 나에게 글쓰기는 곧 명상이다.
최근 둘째가 커가면서 육아 난이도가 높아졌다. 내려 놓기만 하면 우는터라 집안일도 글쓰기가 어렵다. 그렇게 힘들다는 핑계로 명상을 하지 않으니 기분이 쉽게 우울해지고, 그 감정에 갇히게 되었다.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끊임없이 정보에 노출되니 불안함은 커지고.. 바로 지금, 나에게는 명상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