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걷고 싶다는 생각이 하염없이 드는 날
천천히 물건을 정리하고 찬찬히 마음을 정리하던 그날
모든 것이 멈췄으면 했다.
나와 연결된 모든 것에서 나 하나쯤은 빠져도 괜찮지 않을까 했다.
원하든 원치 안 든 시간이 지나면서 삶이 자라난다.
욕망도, 사랑도, 미움도, 지겨움도, 두려움도.
투쟁의 대상은 너도 나도 아닌 시간이 아니었을까.
시간 위에 서서 어쭙잖게 으름장을 놓지만
결국 늘 지고 만다.
예견된 미래, 무엇을 준비해도 어떤 핑계도 가볍게 이기는 오랜 신.
어떤 꿈도, 사랑도, 신뢰도 결코 배신하지 않는 단 하나의 가치.
그래서, 그리하여, 그러므로 오늘도 시간 ㅡ 너에게 기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