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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효진 Jul 25. 2016

간만에 근육 좀 푼 마동석의 ‘부산행’

영화 ‘부산행’ 마동석

2016년 가장 ‘핫한’ 배우가 마동석이라는 사실에 이견이 있을까요? 딱 일 년 전 ‘베테랑’에서 2분이 채 되지 않는 분량만으로 ‘마블리’라는 국민 애칭을 얻더니, 2016년에는 스크린부터 안방극장까지 점령했습니다.


주·조연 경험 만큼 우정·특별출연작이 많음에도 마동석 이름 석 자를 대중의 뇌리에 분명히 각인시킬 만큼 존재감이 큰 배우였는데요. 최근에는 별명처럼 사랑스럽고 코믹한 연기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흥행을 장담치 못했던 영화 ‘굿바이 싱글’이 200만 관객을 동원한 데는 ‘마블리’의 힘이 컸죠. 또 현재 방영 중인 OCN ‘38 사기동대’에서는 우락부락한 덩치와 상반되는 소심함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며 다시 한 번 캐릭터 소화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영화 ‘부산행’도 그렇습니다.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을 때부터 세계 언론과 평단의 시선은 마동석을 향해 있었습니다. 이 뜨거운 관심 덕에 ‘부산행’의 국내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는 관객들은 점점 늘어났죠.


대규모 유료 시사가 변칙 개봉 논란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지난 20일 정식 개봉된 ‘부산행’은 벌써부터 530만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습니다. 무난히 2016년 첫 ‘천만 영화’가 될 것으로 점쳐집니다. ‘부산행’을 보고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들은 역시나 마동석 찬양에 여념이 없습니다. 오랜만에 그의 엄청난 근육들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난 데다가, 극 중 웃음을 담당하는 것도 그였기 때문입니다.



마동석이 웨이트 트레이너 출신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요. 콜럼버스 주립대학 체육학과를 졸업한 데다가 이종격투기 선수 마크 콜먼과 케빈 랜틀맨의 개인 트레이닝을 맡았을 정도입니다. 최근 이미지만 생각하고 그저 덩치 큰 배우라고 여기면 곤란합니다. 그는 이미 찌르면 손이 아플 것 같은 근육들을 다양한 작품에서 휘둘러 왔으니까요.


마동석은 ‘부산행’에서 좀비들을 맨손으로 때려 잡는 상화 역을 맡았습니다. 시종 살벌한 눈빛을 하다가도 만삭의 아내 성경(정유미 분) 앞에서는 한없이 순한 양이 돼 버리는 그는 ‘부산행’의 드라마를 견인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러나 상화의 이야기는 이 영화 속에서 잘 설명되지 않아 아쉬웠는데요. 지난 12일 열린 ‘부산행’ 기자간담회에서 마동석은 이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상화 캐릭터가 칸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말에 쑥쓰러운 듯 웃은 뒤 “일단… 보통 남자이면서 자기 와이프를 사랑하고, 와이프한테는 좀 살갑게 대하죠. 재난 같은 특수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그런 남자인데요”라고 말하다가 긴장 탓에 질문을 잊었는지 다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면서 상화가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이었기에 영화를 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죠.

이 때 이날 간담회의 MC처럼 활약을 펼쳤던 공유가 “상화가 싸움을 너무 잘 하긴 해요. 설정 같은 것도 얘기해 주세요”라고 거들었죠. 이에 마동석은 “주먹 세계에 몸을 담고 있었다든지, 격투 관련 일을 하다가 와이프를 만나서 개과천선하고 좋은 일을 하려는 사람으로 그려졌어요. 전 상황을 보여 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마동석은 공유, 최우식과 더불어 ‘부산행’ 속 좀비들과 직접적으로 사투를 벌이는데요. 한 여름에 부산행 ktx 안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보니 찜통 더위를 견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네요. 주연 배우들에게도 사소한 부상은 있었지만, 수십 명이 몰려 다니며 의도치 않게 서로를 때릴 수밖에 없었던 좀비 연기자들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공을 돌리는 마동석이었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마동석의 액션에 프로레슬링 기술 느낌을 넣어 캐릭터성을 부여했다고 말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언급했듯 상화 캐릭터는 ‘부산행’에서 위트 있는 대사들로 폭소를 자아내곤 하는데요. 애드리브의 비율이 얼마나 될 지 궁금해졌습니다. 마동석은 “화장실에서 공유와 대화하는 그 장면은, 저도 곧 아빠가 될 사람으로서 멋지게 아빠로서의 책임감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조금 오그라들어서 ‘그 눈빛은 뭐냐’는 등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왔습니다. 생각해 놓은 것은 아니었는데 재미있게 나와서 다행이예요”라고 밝혔습니다.

공유 역시 마동석의 애드리브를 극찬했습니다. “애드리브를 워낙 잘하시고 자칫 신파성이 짙은 대사들에 코믹함을 가미해 주시니까 중화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라고요. 오랜만에 근육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웃음 폭탄까지 터뜨린 마동석의 열연을 현재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인 ‘부산행’에서 만나보시죠.


[사진] ‘부산행’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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