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일 : 사랑받는 사람
누군가의 애정이 느껴지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연애를 할 때 내가 행복한 이유는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라는 느낌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만나던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이런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
"너를 만나면 내가 사랑받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해. 네가 나를 정말 많이 예뻐해 주고 있다는 걸 느껴."
이 말을 하게 만든 그는 역대급으로 애정이 넘쳐흘렀다. 문자나 전화로도 사랑을 전했지만, 함께 있을 때면 애정이 듬뿍 담긴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귀여워" "사랑스러워" "예쁘다" 등 낯간지러운 말을 시도 때도 없이 전했고, 처음에는 오글거린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안 해주면 서운할 지경이었다. 그냥 그 사람의 진심이 담긴 눈빛과 말 한마디에 나는 행복했고, 자존감이 높아졌다. 내가 이렇게까지 사랑스러운 사람인가? 예쁨을 받아도 되는 건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넘치는 애정에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때 알았던 것 같다. 비싼 선물을 사주고, 고급 호텔에서 비싼 요리를 사주고, 분위기 좋은 곳을 데려가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해 주고 아껴준다는 마음이 전해지면 그걸로 끝! 그렇다고 입에 발린 말을 내뱉으라는 건 아니다. 꾸며진 말이나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말은 아무리 휘황찬란하게 포장한다 해도 와닿지 않는다.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영혼 없는 멘트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
연애할 때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 나는 행복함을 느끼고 동시에 자존감이 높아진다. 이 정도면 애정결핍증에 걸린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언제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내 가치를 확인하고 회복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자존감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스스로가 부족하게 느껴질 때면 친한 친구들을 만나거나 선후배를 만나 시간을 보낸다. 특히 나의 능력과 가치를 알아봐 주고 인정해 주는 이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작아졌던 마음이 단단해져서 돌아온다.
결국은 사람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건 말 한마디, 따뜻한 시선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느낌을 전달받지 못해서 외로움을 느낀다. 내가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는 순간, 나는 내가 느낀 감정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어진다. 사귀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한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친한 선후배가 될 수도 있다. 불현듯 내가 손을 내밀며 애정을 쏟아내면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마치 기다렸다는 듯 위로가 되었다고 대답하는 이들이 있다. 겉으로 티 내진 않지만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사랑받길 원한다. 만약 내가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그 순간 바통 터치를 하듯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어보길 바란다. 당신은 스치듯 건네는 인사일지 몰라도 그 인사를 받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