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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리셋하겠습니까?

프롤로그. 라이프 리셋(Life Reset)

by 스텔라윤

'이번 생 망'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이번 생은 망했다'라는 것이다.


인생 리셋 버튼이 있다면 누르고 싶은가?



나 또한 지금 살고 있는 이 생을 어디에서부터 손봐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고 혼란 속에 휩싸일 때면 스스로에게 물었다.


'신생아 시절로 돌아간다면?

초등학교 때로 혹은 고등학교 때로라도?

혹은 대학생 때로라도?

혹은 결혼 전으로 돌아간다면?'

돌아가고 싶은가?


안타깝게도 이런 생각은 망상에 가깝다.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역시 안될 일이지.

내 인생은 답이 없어.

또 쓸데없는 망상이나 하고 앉아있네.'

라며 낙담할 일도 아니다.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는 마음은 다르게 살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가 아닐까.



물론 인생 전체를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리셋 버튼을 누른다고 마법처럼 한 순간에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진 않는다.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새 인생을 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분명한 건 리셋 버튼은 매 순간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버튼을 누르는 주체는 '나'라는 것이다.



돌아보니 꽤 여러 번 '리셋' 버튼을 누르며 살아왔다.


그만큼 삶이 혼란스러웠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간 눌러온 크고 작은 인생 리셋 버튼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어느 한 요소를 바꾼다고 해서 인생 전체가 드라마틱하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걸 10년을 겪어온 후에야 알았다.



인생을 리셋한다는 건 지금까지의 삶을 버리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겠다는 '초기화'의 의미가 아니다.


내가 숨 쉬며 서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재조율'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내가 가진 악기의 소리가 엉망이라고 해서 새 악기를 사는 게 아니라 악기의 먼지를 털고 다시 조율해서 아름다운 음률을 만들어보고자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도 모든 연주자들의 악기를 입맛대로 통제할 수 없듯이


우리도 삶을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는 없다.


하지만 지휘자가 고요한 손짓으로 악기와 연주자를 조율하여 함께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삶을 조율해 나갈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이 지휘자의 손짓처럼 우아하지만은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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