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었느냐고.
잘 있었다고. 난 그냥저냥 잘 있었다고.
그러니 당신은 잘 살라고. 날 더 이상 괘념치 말고.
그 영화를 좋아해 2017년인가?
생전 처음이자 아마 마지막이 될 혼자만의 여행을 그곳으로 갔었다.
오타루. 뭐 그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워낙 혼자 여행하는 스타일이 아님을 절절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루는 꽤 신선하고 맛있는 횟감 같은 해외 스팟 중에 하나로 남게 되었다.
누군가 나에게 죽지 않고 잘 살고 있었네라고 한마디 던질까 봐
그래서 오겡끼데스까가 생각났다.
난 이번엔 사당이 아닌 강북에서 자리를 잡고 살고 있고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을 거쳐 드라마틱하게 백수가 되었다.
무슨 배짱인지 박사까지 한다고 면접도 보고 월급도 안 나오는 협회 설립이나 하고 있고(물론 공동대표 중 한 분이 하고 계시지만)..
한 달 놀고먹었더니 여느 직장인처럼 열심히 사는 게 불가능해진 수준이다.
머리에 든 건 쥐뿔도 없으면서 불러주면 강의나 나가고
자문위원, 심사위원.... 위원질이나 하면서 자문료, 심사료나 챙겨 받고 이러고 살고 싶은데
곧 바닥을 드러내겠지. 수준의 일천함이.
결국 배우고 움직일 수밖에 없음을 안다.
협회 이름으로 공동집필 중인 책 잘 마무리하고,
대학원 합격하면... 음... 마지막 학구열을 피구왕 홍키처럼 혼신을 다해 태워버리고
설립 중인 협회는 비록 이름과 명함밖에 없지만 천천히 일거리를 찾아보도록 하지 뭐.
이렇게 자진 생존 신고를 해본다.
여기 브런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