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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창고 Nov 04. 2024

죽령 옛길

젖은 낙엽

용틀임하며

이 가을

낯선 이의 발목을 잡는다


옛 사람

흩뿌리고 간

흔적

여기인가, 저기인가

온 힘을 불태우는 나무 아래 서서

주위를 휘돌 때

붉은 나뭇잎

콧잔등을 스치며

가던 길 가라고

토닥토닥


시간의 흐름 속에 낀

찰나의 순간

내가 머문 이 시간도

곧 먼지 되어 사라질 텐데

하늘 한번 쳐다보고

투덕투덕

그냥 걸었다


짙은 가을이

내내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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