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산업혁명
“Meta의 비밀 병기 'TBD 랩'
라마 4 업그레이드로 초지능 시대를 준비하다”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2025년 8월, 메타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Meta Superintelligence Labs, MSL)을 설립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를 통해 “개인화된 초지능(personal superintelligence)”을 전 세계 사용자에게 제공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밝혔다. MSL은 기존의 AI 연구 조직인 FAIR, 라마 시리즈 개발팀, AI 제품 개발팀을 하나로 묶으며,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혁신을 이루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설립 한 달 후, MSL 내부에는 TBD Lab이라는 새로운 조직이 신설됐다. 이름 그대로 ‘to be determined’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실질적인 임무는 뚜렷하다. 바로 ‘라마 4’ 모델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라마 4.5’ 또는 ‘라마 4.X’ 버전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차세대 프론티어 모델 개발에 앞서, 다른 경쟁사보다 뒤처진 라마 4의 성능을 빠르게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TBD Lab의 지휘봉은 메타의 최고 AI 책임자(Chief AI Officer) 알렉산드르 왕이 잡았다. 그는 메타가 약 140억 달러를 투자하며 깊은 관계를 맺은 스타트업 스케일 AI(Scale AI)의 창업자 출신으로, 이번 합류를 통해 메타 AI 전략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개발 총괄은 구글 딥마인드에서 ‘친칠라(Chinchilla)’와 ‘제미니(Gemini)’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잭 레이가 담당하게 됐다. 구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라마 4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의 품질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메타는 전례 없는 인재 영입전을 벌였다. 오픈AI 출신 연구원 18명을 포함해, 구글에서 활동하던 핵심 연구자 툰 허와 위안종 쉬까지 합류했다. 일부는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장기 보상 패키지를 제시받았으며, 기존 메타의 인프라팀 소속 인원 9명도 TBD Lab으로 재배치됐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외부 AI 스타트업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을 정도로 업계에서 손꼽히는 인재였다. 메타는 이들을 붙잡기 위해 보상과 역할을 과감하게 조정했다.
알렉산드르 왕은 사내 메모를 통해 지난 한 달간의 성과를 직접 언급하며, “우리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병렬적으로 진행하면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적으로 더욱 야심 차게 나아가고, 보다 빠르게 최전선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모델 업그레이드에 그치지 않고, 멀티모달 기능과 AI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하며, 나아가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AI 음성 비서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음성 비서는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에 탑재되어 상용화될 예정이다.
메타의 전략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라마 4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이후에는 완전히 새로운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착수해 본격적인 AGI(범용 인공지능)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1년 안에는 차세대 모델 연구를 시작해 최전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직 TBD Lab의 많은 세부 사항과 일정은 ‘결정 예정’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인재 확보, 조직 구성, 기술적 진전에서 보여주는 속도와 규모를 보면, 메타가 AI의 미래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이 ‘TBD’라는 이름이 머지않아 ‘Mission Accomplished’로 바뀔지, 혹은 더 큰 도전의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AI 역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장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