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혁명
메타, 초지능팀 4개 부서로 재편
AI 경쟁의 새 판을 짜다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1. AI 재편의 서막
메타의 인공지능 조직이 다시 한 번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슈퍼인텔리전스 랩(MSL) 출범이 선언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 조직은 4개의 세부 부서로 나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메타가 인공일반지능(AGI)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새로 구성된 TBD(To Be Determined) 랩은 라마 4.5와 차세대 모델을 개발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되었으며, 이는 메타가 구글·오픈AI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내부 인재 유출과 불안정한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응급처방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2. 4개 그룹의 세분화된 역할
이번 개편으로 MSL은 ▲TBD 랩 ▲제품 개발 팀 ▲인프라 팀 ▲기초 AI 연구소(FAIR)로 구분되었다. TBD 랩은 구글, 애플, 오픈AI 출신의 핵심 인재들을 중심으로 사전 학습·사후 학습·멀티모달 개발을 총괄한다. 이는 라마 시리즈의 확장판을 통해 차세대 초거대 모델을 실험하고, 나아가 시장 반응을 주도하려는 메타의 야심을 드러낸다.
제품 개발 팀은 ‘메타 AI’와 같은 상용화를 위한 응용 모델에 집중하며, 인프라 팀은 시스템 안정성과 효율성을 뒷받침한다. FAIR는 여전히 기초 연구와 장기 과제를 담당하면서 메타의 철학적 토대를 유지한다. 이러한 구조는 단기적 상업성과 장기적 혁신을 동시에 잡기 위한 이중 전략으로 보인다.
3. 인재 영입과 권력 재편
조직 개편의 핵심은 인재 영입이다. 냇 프리드먼과 알렉산드르 왕 CAIO가 공동 총괄로 합류하며 새로운 리더십이 부각되었다. 또한 잭 레이, 루오밍 팡, 지아후이 유, 홍위 렌, 페이 선 등 빅테크 출신 인물들이 TBD 랩의 중추를 맡게 되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영입은 양날의 검이다. 기존 멤버들 사이에서는 외부 인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커졌고, 실제로 일부 핵심 인력이 이탈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기존의 헌신을 경시한다’는 정서와 맞물려 조직 내부의 균열로 번질 수 있다. 인재 확보와 내부 결속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메타의 다음 과제가 될 것이다.
4. 르쿤과의 거리, 그리고 AGI의 그림자
흥미로운 점은 얀 르쿤 수석 과학자가 이끄는 ‘월드 모델’ 팀이 이번 개편에서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르쿤은 AGI 연구를 MSL과 분리된 독자 노선으로 끌고 가고 있으며, 이는 메타 내부의 이원화된 전략을 보여준다. 르쿤의 접근은 아직 실험적이고 장기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AGI가 가시화되는 순간 MSL과 결합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메타가 기술적 다변화와 위험 분산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5. 불안정 속의 기회
메타의 AI 조직 개편은 올해만 네 번째다. 잦은 변화는 불안정성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빠른 시장 대응력을 반영하기도 한다. 라마 4 공개 후 미흡한 반응, 핵심 인력 유출, 내부 갈등 등 위기 요인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메타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고, 초거대 AI 경쟁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조직 개편은 혼란의 신호일 수도, 도약의 신호일 수도 있다. 메타의 이번 선택은 그 어느 쪽으로 향할까. 분명한 것은, 인류가 AGI라는 미지의 지평선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메타는 여전히 중심 무대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 무대에서 벌어지는 재편의 드라마는, AI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