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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기업용 AI 통제의 새로운 지평

#AI 산업혁명

애플, 기업용 AI 통제의 새로운 지평

– 아이폰과 맥을 넘어선 전략적 도구의 출현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1. 애플의 새로운 시도, 기업용 AI 관리 도구의 등장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폰과 맥을 비롯한 자사 기기에 기업용 AI 기능 제어 도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자체 AI 모델을 내놓는 행보라기보다는, 이미 기업 현장에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AI 활용 흐름을 지원하고 통제하려는 전략적 조치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애플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최적화에 집중해온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으나,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업들이 AI 활용을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된다. 특히 오픈AI의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같은 상용 서비스가 이미 500만 개 이상의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애플이 이 흐름에 발맞추려는 의도는 명확하다.


2. AI 통제의 필요성과 애플의 전략

기업 환경에서 AI 사용은 기회이자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다. 직원들이 무분별하게 AI를 활용하면 기밀 데이터 유출, 잘못된 정보 의존, 업무 통제 불능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애플은 이러한 상황을 미리 방지하고자, 기업이 직접 AI 기능을 세부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것이다.

기업은 이 도구를 통해 △글쓰기, △이미지 분석, △데이터 처리 등 특정 AI 기능을 허용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AI를 활용할지, 혹은 온디바이스 AI를 선택할지도 기업이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 지원 차원을 넘어, 기업이 자율성과 보안을 확보하면서도 최신 AI 혁신을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포괄적 프레임워크라 할 수 있다.

3. IT 관리 도구와의 결합 – 기업 운영 최적화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히 AI 제어 기능에 국한되지 않는다. 애플은 **‘애플 비즈니스 매니저 API’**를 새롭게 제공하여, 기존의 모바일 기기 관리(MDM), 자산 관리, 헬프데스크 시스템과의 원활한 연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기업 IT 부서가 기존에 활용해온 관리 체계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도 애플 기기를 쉽게 통합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리턴 투 서비스(Return to Service)’ 솔루션 강화는 기업 운영의 효율성을 크게 높여준다. 기기를 초기화하면서도 기존 앱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하여, 재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네트워크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조직 개편 상황에서, 수천 대의 기기를 빠르게 재배치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


4. 애플의 AI 생태계 전략과 기업 시장 공략

이번 조치는 애플이 단순히 기기 제조업체가 아니라, 기업용 AI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려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애플은 자사 기기에서 특정 모델만 허용하는 폐쇄적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픈AI의 챗GPT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모델도 향후 손쉽게 추가·교체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열어두었다. 이는 기존의 폐쇄적 이미지에서 벗어난 실용적 전략으로 평가된다.

즉, 애플은 자체 AI 모델에서 뒤처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안전하고 관리 가능한 환경에서 다양한 AI 모델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는 하드웨어 중심의 강점을 살리면서, AI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플랫폼 제공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 할 수 있다.


5. 향후 전망과 파급 효과

9월 9일 예정된 아이폰 공개 행사에서 이 업데이트가 공식 발표되면, 전 세계 기업 환경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애플 기기를 통해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차원을 넘어, 업무 보안과 관리 체계 속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애플의 기업 시장 점유율 확대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번 조치는 기업용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AI는 단순한 혁신이 아니라 관리와 통제 속에서만 효과적이다”**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애플이 오픈AI 외에도 구글, 앤트로픽, 혹은 국내외 다양한 AI 기업들과 협력할 경우, 애플 생태계는 단순한 스마트 기기 플랫폼에서 기업용 AI 운영 허브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애플의 이번 선택은, 뒤처진 AI 개발 속도를 만회하면서도 기업 시장을 정조준한 현명한 전략적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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