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PM은 “현재 진행 학습형”이다
이 글에서 언급되는 PM은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의 ‘프로덕트매니저 PdM/프로그램 매니저 PgM/프로덕트 오너 PO’를 지칭합니다. ‘프로젝트매니저 PjM’는 이 글의 모든 경우에 꼭 해당하지는 않지만, 응용하여 해석하면 대부분 적용되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프로덕트/프로그램 매니저가 되기 위한 덕목이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구글 창이나 초록 창에 넣어보면 많은 전문가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더십’, ‘우선순위 정하기’, ‘의견 청취와 공감 능력’, ‘프로세스 만들기’…
모두 중요하고 귀한 덕목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덕목은 새로운 것들도 아니고, 갖고 태어나는 능력은 더더욱 아닙니다. 오늘은 제 경험상 이런 덕목들보다 훨씬 중요한 한 가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 덕목은 훌륭한 PM이 될 뿐만 아니라 중요하고도 영향력 있는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PM이 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한 가지 덕목은 “좋은 PM은 늘 현재 진행 학습형”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진행형’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은 매우 간단하지만 파워풀 합니다. 즉각적이진 않지만, 무엇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줍니다. 지루하게 보이지만, 경험한 이에게는 이만한 마법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오늘의 ‘현재 진행 학습형’은 바로 꾸준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꾸준함 중에서도 ‘새로운 것을 배움’에 대한 꾸준함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제가 직무 타이틀을 프로덕트/프로그램 매니저로 바꿔 달고 업무를 시작한 것이 2006년이니 벌써 15년이나 흘렀습니다. 개발자-매니저를 거쳐 처음 이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면서 저는 이 일이 지금까지 해 오던 일과 비교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만큼 배울 것이 많을 것도 예상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훌륭한 프로덕트/프로그램 매니저(오너)가 되려면 무엇이든 간에 지속해서 꾸준히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거북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 유일한 확신입니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 뉴스, 경쟁 업체의 동향뿐 아니라, 어느 경우엔 내가 평생 모르고 살았던 고객의 업무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상황과 마주칠 때마다 좋은 PM이라면 늘 솔직하게 “잘 모르겠습니다.”고 하는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같은 사실에 대해서 내일도 “잘 모르겠습니다.”는 대답은 허용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부끄러웠던 일이나 중요하게 나누고 싶은 사실은, 너무 자신만만했던 순간마다 제품/서비스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신감이라고 생각하며, 이 제품에 대한 모든 해답을 내 손안에 갖고 있다고 확신했을 때 저의 태도는 중요한 한 가지를 무시하고 건너뛰었습니다. 바로 그것은 제가 자신감이 없고 주위가 모두 깜깜하다고 느꼈을 때 불안해서 더욱 꼼꼼하게 행했던 ‘가정을 검증하는 프로세스’였습니다. 자신만만했던 저는 더 많은 의문을 품지도 않았고, 질문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경험은 저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PM에게도 일어나는 공통된 패턴이라는 사실입니다.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프로덕트/프로그램 매니저(오너)는 팀과 그 제품/서비스를 좋지 않은 결과로 이끌게 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고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제품/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고도 꾸준한 배움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매우 정상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올바른 태도는 가만히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궁금해서 답을 찾고 학습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매일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고, 하루가 끝날 무렵에 자신에게 “오늘 나는 무엇을 배웠지?”라고 물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것에 대한 답을 쉽게 할 수 없다면, 당신은 어제의 PM보다 더 좋은 PM이 되지 못한 것입니다.
좋은 PM은 매일 무엇을 배우는 것인가?
저의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PM이 만들고자 하는 좋은 제품/서비스에 대한 고민 해결법의 대부분은 고객/사용자가 이미 갖고 있습니다. 고객/사용자에게서 들을 귀만 잘 열어 놓아도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초가 생깁니다. 그 외에 PM은 제품을 둘러싼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늘 주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의 요청과 시장에 맞는 제품 디자인을 해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경쟁 제품/서비스는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하는지도 조사해야 합니다. 조사에 따라서 대응하는 전략과 위닝 플랜도 준비해야 합니다. 거기에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의 자체 지식과 기술도 익혀야 합니다. 이미 너무 질리셨나요? 느끼는 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니 한 가지씩 함께 살펴보시죠.
1. 고객에게 배우기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새로운 것을 딜리버리하기 위해 특정 기능을 개발합니다. 새로운 것을 딜리버리 하기 전에 여러분은 여러분의 고객/사용자와 얼마나 자주 커뮤니케이션을 나누시나요? 우리의 제품/서비스는 우리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 만드는 겁니다.
만약 여러분이 PM의 상황에서 그들과 대화하고 있지 않다면, 미안하지만 여러분의 제품/서비스는 이미 성공할 확률이 극히 작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객이 오늘 당장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아야 하지 않나요? 고객들은 새로운 기능보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를 더욱 원합니다. 그들에게는 새로 나온 비타민 약이 필요하기보다는 당장의 아픔을 멈춰주는 진통제가 필요합니다. 그들과 직접 대화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진정한 요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 데이터는 우리에게 무엇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를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우 꼼꼼하고 상세하게 설계되어 사용자의 경험을 빠짐없이 전달하는 데이터가 아니라면, 개인적인 깊은 신뢰 관계에서 나오는 대화와 관찰이 말해 주는 통찰력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갇힌 공간 안에만 사는 PM이 되지 마십시오. 건물 밖으로 나가거나 정기적인 영상 통화를 통해 고객과 대화하고, 관계를 형성하십시오. 여러분의 해결책을 고심하기 전에 그들의 문제에서 배우십시오.
2. 시장의 흐름에서 배우기
여러분은 관심 제품/서비스 시장을 어떤 관점으로 보시나요? 좋은 PM이라면 제품/서비스를 보고 그 뒤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려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해보는 이유는, 제품/서비스의 가치가 어떻게 교환이 되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항상 고객에게 어떤 혜택이 주어지면서 제품은 어떻게 지속성을 갖게 되는지 파악하는 것은 PM에게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또한 꼭 제품이 목표하고 있는 시장뿐 아니라, 다른 시장(예를 들어 식음료 시장, 명품 의류 시장 등)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우리의 제품/서비스 시나리오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본인만의 비즈니스 시나리오에 모든 시선을 뺏기게 되면, 거기에 매몰되고 다른 관점을 배울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호기심이 많을수록 바라보는 시각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나오고 더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경쟁 제품에서 배우기
여러분이 새로 기획하거나 업그레이드를 생각하는 대부분의 제품/서비스는 경쟁 제품이 이미 시장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경쟁 제품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건전한 경쟁력을 갖는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그들을 무시하는 것은 좋은 PM의 태도로는 아마추어 같습니다. 경쟁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쟁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고 관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단순히 관찰을 넘어서 바로 위 2번에서 이야기한 ‘그들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를 상상하고 예상해 보는 과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좋은 PM은 이런 과정을 경쟁 제품과는 다른 관점을 갖기 위한 결과의 방법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즉, 결코 경쟁 제품에 맞추어 가거나 그것을 약간 더 발전시키는 데만 집중해서는 카피캣(모방자)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고객은 늘 본인들의 문제를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제품/서비스를 선택하고 즐겁게 만족하며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만족도가 유지가 되는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 제품/서비스의 프로모터가 되어 주위에 영향력을 만들어 줍니다. –
경쟁 제품을 사용, 분석할 때는 매우 균형감 있는 질문을 통해 우리의 제품/서비스에 유리한 쪽으로 기우는 분석 성향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석 조사가 경쟁 제품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도 위닝 포인트가 될 수 있지만, 경쟁 제품의 강점을 파악하여 그것과 대비된 우리 제품의 위치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약점이 많아서 특정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보다는 나에게 주는 특별한 강점이 없을 때 제품 사용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균형감을 가질 수 있는 질문의 예입니다.
1) 고객이 경쟁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경쟁 제품의 최고 강점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2) 경쟁 업체에서 창출하는 고객의 가치는 무엇입니까? (1)번의 강점들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 주는지를 알아봅니다.)
3) 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걸까요? (1)번의 강점, 2)번의 가치가 우리 제품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객관적으로 봐야 합니다.)
경쟁 제품을 분석하고 이해하면 PM으로서 고객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좋은 PM은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일이 얼마나 거만하고 허세 있는 행동인지를 늘 경계해야 합니다. 대신, 우리 제품/서비스에 대한 대안을 겸손하게 모색해야 합니다. 이런 프로세스가 반복 학습이 되면 여러분이 제공하는 제품/서비스가 시장에 나와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전달하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4. PM 본연의 전문 기술에서 배우기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일은 그만큼 좋은 PM이 될 수 있는 가능성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크럼은 실행, 협업 및 빠른 학습을 위한 훌륭한 프레임워크이지만, PM의 메인 역량과 기술은 제품/서비스에 포함할 가치와 기능을 정의하는 일이기에 스크럼과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 프로덕트/프로그램 매니지먼트의 새로운 기술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으며, 그것을 지속해서 익혀 나가는 PM은 새로운 접근법과 기술을 배우고, 다른 관점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익히게 됩니다. 좋은 PM이 어제보다 더 좋은 PM이 될 수 있는 선택 옵션은 너무 많습니다. 인터넷 기사, 책, 블로그를 읽을 수 있고, 같은 주제의 온라인/오프라인 모임에 갈 수도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모른다”는 변명이 나온다면 바로 그때가 여러분이 PM으로서 경쟁력을 잃은 순간입니다.
마무리
좋은 PM은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세요. 좋은 PM이 되기 위해 질문을 하고, 가정을 조사하고, 행동의 이면에 있는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학습을 할 뿐입니다.
진화론의 강력한 옹호자인 토마스 헉슬리는 “모든 것에 대한 어떤 것과 어떤 것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도록 노력하세요.”라는 말로 호기심과 학습을 연결합니다.
고객에게 배우고, 경쟁 제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쟁사의 PM이 되어보면서 익히고, 시장의 흐름과 동향, 새로운 전문 기술을 익히는 연습을 꾸준히 하시면 멀지 않아 경쟁력 있고, 고객/사용자가 사랑하는 제품/서비스가 여러분을 빛내 주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도전을 늘 응원합니다.
김영욱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