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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Dec 21. 2022

사장은 고독한 의사결정자




 의사결정의 고통 


 필자는 온라인 쇼핑으로 제품을 살 때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고 샀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 하자 있는 물건을 사거나 오프라인 보다 비싼 물건을 골라 아내에게 엄청 혼나곤 했습니다. 신중을 기하려 가격 비교도 하고 구매 후기도 보는데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면 오히려 결정을 하기 힘들더군요. 


 이렇듯 우리는 크든 작든 매 순간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에 대한 의사결정이 쉽지 않죠. 지나고 보면 잘 된 결정이 있는가 하면 엄청 후회하는 결정을 할 때도 있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장들은 어떨까요? 사장들의 가장 존경스러운 점 중 하나가 매 순간 어려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사소한 결정이야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회사의 생존, 변화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밤잠을 못 자고 계속 고민을 해야 합니다. 사장은 결정에 대한 고독함과 불안감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죠.


 어떤 결정을 할 때 참모들의 의견을 구할 수는 있습니다. 훌륭한 참모는 여러 대안을 제시해서 사장의 결정을 돕습니다. 하지만  참모가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지는 않죠. 참모는 사장에게 결정을 하라고 독촉하는 자리에 불과합니다. 결국 최종 의사결정은 사장이 해야 하고 그 책임 역시 사장의 몫입니다. 


 사장이 결정을 주저하거나 이미 내린 결정을 번복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직원들은 이해를 못합니다. 귀가 얇다느니, 매일 말이 바뀐다느니, 결정장애니 하면서 뒷담화를 하죠. 이런 말들이 듣기 싫어 빨리 결정을 내리면 신중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참, 사장하기 어렵습니다. 의사결정이라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지만 사장 머릿속을 들어가 보지 않았으니 100%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사장이 치열한 고민을 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중소기업 사장의 의사결정 방법  







 같은 사장이라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의사결정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습니다. 회사 시스템과 인력 구성, 규모의 차이 때문이죠. 그러면 중소기업 사장들이 책임을 가지고 좀 더 쉽고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일단 회사의 현 모습을 점검해 보는 것입니다. 회사 운영 및 사업 현황, 미래의 사업 방향 등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자신을 잘 모르면 결정이 쉽지 않듯이 사장이 회사를 모르면 의사결정이 힘들어집니다. ‘어떻게 사장이 자신의 회사를 잘 모를 수 있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의외로 잘 모르는 사장들이 많습니다. 사업이 바쁘면 눈앞에 닥치는 일만 그때그때 처리하게 되어 회사를 둘러싼 상황이 명확히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써보면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려우면 회사소개서라도 만들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가 되면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본 원칙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의 기본으로 삼으면 됩니다. 


 둘째는 회사의 과거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분석을 위한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분석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사장의 감과 직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데이터를 분석하게 되면 과거의 성장 추이, 현재 현황과 미래 예측이 가능한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자료 즉 정보를 기반으로 사장의 직감, 경험, 상상력, 판단력을 활용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데이터와 정보는 정확한 상황 판단 없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오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셋째는 적절한 위임전결로 의사결정의 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사업 초기의 사장은 회사의 모든 일을 결정합니다. 볼펜 하나 사는 것도 결재해야 하는 것이죠. 결정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사장은 반드시 위임전결을 해야 합니다. 위임을 통해 권한을 적절히 위임하면 사장이 결정해야 할 의사결정의 수가 대폭 줄어듭니다. 보다 더 중요한 사안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죠.   









 넷째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입니다.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 급하고 급하지 않은 일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 이것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의사결정이 쉬워집니다. 


 사장이 일의 우선순위를 구분하지 못하면 직원들도 어떤 일이 중요한지 알기 어렵습니다. 모든 일이 급하고 중요하다는 느낌을 주게 되면 직원들을 쉽게 지치게 되고, 회사의 중요한 핵심 사안에 접근할 수 없게 만듭니다.


 다섯째는 아랫사람에게 결정을 떠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사장의 책임 회피 심리와 현 상황에 안주하고 싶은 성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랫사람이 사장의 결정을 대신해서 실패를 했다면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사장이 결정하고 최종 책임도 사장이 져야 합니다.


 여섯째, 다수결로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됩니다. 다수결로 결정한다는 것은 반대하는 쪽이 있다는 것인데 그들은 결정사항에 대해 인정하지 않습니다.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지지도 않고요. 다수의 의견은 경청하되 결정은 사장이 해야 합니다. 최종 의사결정은 사장 고유의 권한이자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일곱 번째, 너무 과거의 경험에 의한 편견에 집착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예전에 다해 봤는데.’ 이 말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사장의 경험은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그렇지만 과거의 경험에만 사로잡혀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 하나를 없애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속한 결정을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의사결정의 생명은 속도라고 합니다. 시간을 오래 끈다고 더 좋은 결정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완벽하지도 않습니다. 신속한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빨리 수정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성급하게 서둘러 판단을 내리면 안 됩니다.  









 GE의 잭 웰치보다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는 미국의 캐피털 시티스(ABC방송 인수)의 CEO였던 톰 머피는 “사업이란 대형 의사 결정이 몇 개 섞인 수없이 많은 자그마한 의사결정을 매일매일 처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규모가 크든 작든 모든 회사의 사장은 이 말에 동의할 것입니다. 


 그만큼 사장의 의사결정은 매우 많고 어렵습니다. 그것이 사장의 고독한 숙명인 것 같습니다. 최종 의사결정은 항상 사장의 몫입니다. 의사결정이란 최선의 방안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선택하지 않은 것을 버린다는 말과도 같죠. 어떻게 보면 사장의 의사결정은 아까운 것을 버리는 작업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버리는 것을 잘하는 사장이 되길 바랍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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