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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Feb 23. 2023

토스,『유난한 도전』을 읽으면서 든 생각의 꼬리표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UX writing에 관한 정보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매우 다양한 포지션에서 UX Writing을 소재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UX Writing이란 주제를 탐닉하는 나로서도 이 현상이 새삼스럽다. 호기심과 긍정적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아티클에 눈을 반짝거리기도 하지만 가끔은 과부하에 걸리곤 한다. 그럴 때면 본능적으로 ‘초심’을 찾아간다. 순수해 마지않았던 글쓰기란 초심이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다고 하지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UX writing을 향한 대중의 호기심은 ‘글쓰기’에 관한 식지 않는 열기를 머금고 있다. 그나저나 사람들은 왜 글쓰기에 열광할까? 내가 생각한 단출한 이유 3가지는 바로 ‘공유’와 ‘공감’ 그리고 ‘선한 영향력’이다.


글쓰기라는 영역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아무런 제약 없이 누구나 뛰어들 수 있다. 주변의 모든 것이 글쓰기 소재가 되고, 마음만 먹으면 ‘작가’도 될 수 있다. 그래서 글쓰기는 자유롭다. 자유롭다는 건 쉽게 다가온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의식이 계절에 상관없이 꽃을 피운다. 정답이 없다는 것 또한 치명적인 매력이다. 표현의 깊이만 다를 뿐이다. 글쓴이의 개성은 그마저도 무의미하게 만든다. 대중은 개성 짙은 글을 공유하고, 공감한다. 그 과정에서 글은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력을 발휘하며 날개 돋친 듯 날아다닌다.  




UX writing은 입김이 쎈 편 


사실 그 자유로움이 좋아 글쓰기가 기본값인 일을 하고 있지만, 생각해 보면 UX writing 만큼 제약이 많은 글쓰기가 또 있을까 싶다. 쓰고 싶다고 다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바꾸고 싶다고 다 바꿀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원칙도 지키면서 융통성도 발휘해야 하는 꽤 크리에이티브 한 작업이다.


게다가 엄밀히 말하면 UX writing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글쓰기란 UX/UI 전체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UX writing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건 남다른 ‘영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드러내놓고 ‘나 영향력 있어’는 아니지만, 결정적 순간 힘의 크기가 드러난다.


표현을 얼마나 잘 벼리느냐에 따라 아 다르고 어 다른 세상이 바로 글쓰기 아니던가. 토스에서 출간한 『유난한 도전』 내용 중에도 글의 영향력을 실감하는 순간이 여럿 나온다. ‘송금지원금’ 관련 에피소드다. 해당 이벤트 담당자는 친구 초대 기능이라는 원래 취지대로 ‘친구를 토스에 가입시키면 나도 5000원, 친구도 5000원’이란 문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MAU 지표에 특이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담당자는 문구를 이렇게 바꿨다고 한다. ‘친구에게 5000원 보내기’


그 결과 토스는 폭발적인 바이럴을 만들어냈다. 초대 → 송금 맥락으로 관점을 달리해서 표현한 것인데 이 지점이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초대자가 받을 보상을 제거하고, ‘가입’이란 부수적인 액션을 버린 결과 토스는 1000만 MAU를 달성했다고 한다.  




IFDO 공식이 언제나 옳은 것만은 아니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예전에 00카드 앱 푸시 메시지를 쓰던 때가 떠올랐다. IFDO 문구(IF A DO B: ~하면 ~할 수 있다)를 마치 공식처럼 써야 했다. 그러다가 IFDO 문구가 소비자에게 썩 매력적인 문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건부 혜택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때로는 필요한 경우도 있다. 판단은 상황에 따라 하면 된다. 어쨌든 난 그 때 일을 계기로 특정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문구에 군더더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간결성의 제1원칙을 손끝에 새겨 넣었다. CTA 버튼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문구라면 한 번쯤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앱스토어 > 토스 페이지에 딱 하나 있는 리뷰





또 다른 에피소드로 토스 대부업설이 있다. 초창기 토스가 ‘대부업’이란 표현 하나 때문에 이래저래 마음고생했던 일이다. 단어 하나가 풍기는 이미지의 파괴력이란 기업에겐 ‘위협’이 된다.


크고 작은 이슈에 대응하는 회사의 입장과 태도는 ‘글’에 고스란히 담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일에도, 고객을 응대하는 일에도 채용공고에도 ‘글’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이왕이면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길 바라는 힘이다. 그 힘을 전략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UX/UI에서 writing은 일부분이지만 동시에 전부가 될 수 있다. 세상이 UX 라이터에게 기대하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유난한 도전』을 꼭 읽어보시라.


이 책에는 UX Writing에 관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는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UX writing을 탐닉하는 사람이라면 놓쳐선 안될 중요한 이야기들로 점철되어 있다. 기가 막히다.  









Maudie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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