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2002년에 미국 마이클 그리브스 박사가 제품생애주기관리(PLM :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의 이상적 모델로 설명하면서 등장하였다. 이 개념에 대해 NASA의 존비커스 박사가 디지털 트윈으로 명명하고, 2010년 NASA가 우주 탐사 기술 개발 로드맵에 디지털 트윈을 반영하면서 우주 산업에서 계속 쓰여 왔다. 이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자사의 엔진, 터빈 등 제품에 디지털 트윈 모델을 적용하면서 널리 알려져, GE가 디지털 트윈의 원조로 혼동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디지털 트윈이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이 기술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물리적 시스템의 구조, 맥락, 작동을 나타내는 데이터와 정보의 조합으로, 과거와 현재의 운용 상태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물리적 세계를 최적화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강력한 디지털 객체로서, 운용 성능과 사업 프로세스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위키백과, 디지털 트윈, 재인용)
얼마 전 챗GPT 기술이 세상에 나오면서 IT업계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와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까지도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렇듯 IT기술의 계속된 진화와 발전은 특정 분야가 아닌 곳에서도 어느 새 우리 일반인들의 일상 가까이 와 버렸다. 이 즈음 소비자들은 과연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할지, 또 기업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대중 속으로 스며들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간일 것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물러가는 이 시점에 등장한 이 새로운 인공지능의 챗GPT는 그 활용도에 따라 우리들의 일상에 어떤 결과물을 남길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늘 그렇듯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그 활용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장점만 안겨주지 않는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불과 1~2년 전 우리는 메타버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심지어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꾼 것을 보면 메타버스가 다음 세대의 랜드마크가 될 듯한데, 현재는 챗GPT를 모두가 대화의 소재로 삼는 환경이다. 늘 그렇듯 새로운 기술은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챗GPT가 나오면서 구글검색의 환경이 완전히 뒤집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고들 한다. 이러한 흐름에 메타 기술은 챗GPT와 어떤 연계성을 가지고 진화해 갈까? 한발짝 더 나아가 소위 시뮬레이션 기술보다 훨씬 진화된 디지털 트윈 기술은 챗GPT와 어떻게 이어질까? 등… IT 기술은 인간의 일반적인 상상을 늘 앞서가는 상황이라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챗GPT버전 4가 발표되며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챗GPT 같은 AI 역시 말 그대로 도구일 뿐이다. 도구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임진왜란에서 조총이란 도구가 승패를 갈랐고, 2차 대전에서는 원자폭탄이 일본 항복을 이끌었다.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세상에서 사라진 것들을 상기해야 하고 그 활용도가 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인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이제 AI 역시 만능이 아님을 알고 써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일 것이다. 또한 AI를 쓰는 일과 AI를 잘 만들기 위해 인간지능을 연구하는 일, AI를 만드는 도구를 만드는 일, AI가 학습할 재료(데이터)를 확보하는 일, AI를 만드는 일, AI를 관리하고 역기능을 방지하는 일 역시 각기 다르며 그 각각이 전부 매우 중요하다. (ZDNET Korea, [디지털트윈 칼럼] 챗GPT(ChatGPT)와 디지털트윈, 재인용)
아마도 기술의 진화에 따라 챗GPT를 이용한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같은 새로운 기술의 활용은 인간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 예측된다. 그 중에서도 메타버스는 온라인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세컨드 월드라고 이미 많은 기관에서 어느 정도의 정의를 내놓고 있는 것을 볼 때, 디지털 트윈은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의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본다. 즉 다양한 사물을 이원화 또는 쌍둥이처럼 복제하여 사전에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고 문제점을 검증한 후에 실제의 모습으로 건물을 짓거나 신도시를 건설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하여 그 문제점을 해소할 전략과 적절한 대처방안을 마련한 후에 실제에 적용하는 기술이라 간단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구제적으로 덧붙이면, 디지털 트윈은 현실 시스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서비스를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다. 현실 세상에서는 시간, 공간, 안전, 비용 등의 제약으로 하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일을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가상실험을 해봄으로써 미래변화를 분석, 예측, 검증, 진단 및 최적화해 현실에 적용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스마트한 제품, 공장, 도시나 국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각종 재난사고가 날 때마다 남탓과 책임공방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고 재발 방지나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즉 과거 재난상황을 재현해 사람(People)의 문제인지, 시설이나 장비(Products)의 문제인지, 대응매뉴얼(Processes)의 문제인지 원인을 규명해 필요한 조치를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보다는 기술합성을 통한 스마트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할 플랫폼이 필요하다. 데이터/정보/지식을 복제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IoT/빅데이터/AI플랫폼, 형상을 복제하고 서비스하는 GIS/BIM/CAD(Computer Aided Design (CAD),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s (GIS)와 Building Information Models (BIM)) 플랫폼과 기능과 동작을 복제하고 가상실험을 할 수 있는 BAS(Big data, AI, Simulation)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합성하는 PoP(Platform of Platfoms)를 만들어야 한다. 메타버스 역시도 디지털 트윈과 VR/AR/MR(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기술이 합성되면 가상체험을 넘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도구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의 변화와 발전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겠지만 결국 우리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니 이를 해결해 가는 것은 순전히 인간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좀 더 나은 만족을 위해 기술 발전 된 예를 들어보면, 박물관 전체를 스캔해서 가상의 공간에 구현해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건물 내외부의 모습, 전시된 문화재 등을 온라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때 측정 방법과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중요하다. 자율 주행하는 지도 제작 로봇이 실내외를 촬영하여 전체를 3D 지도로 만들 수 있을텐데, 이때 만들어진 대량의 정보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처리하는 것이다. 즉 현실의 복제품을 가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보니 각종 산업계에서는 실험을 위한 시뮬레이션과 상태 확인 등에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제품 생산 효율화를 시험할 수 있고, CJ 대한통운에서는 물류센터 내 복잡한 물류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원활하게 유지한다고 한다. 또한, 도시를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어 자연재해를 예측하거나 제약사에서 신약 개발에도 활용하고 있다. 실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이 없기 때문에 더 더욱 사전 실험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에 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아이보스, 현실을 그대로 복제하는 기술, 디지털 트윈, 재인용)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마케팅에도 활용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니즈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지표를 개발하고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한 예측 모델도 제시하는데, 기업은 이를 활용해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트윈 기술의 마켓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디지털 트윈은 활용에 따라 의사결정을 위한 비용·기간을 단축시키고, 다양한 문제 상황을 예측·예방할 수 있으며, 기존 프로세스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의 다양한 장점을 가져갈 수 있다. 디지털 트윈 시장은 그 가능성과 확장성에 힘입어 최근 가파르게 성장 중인데, 2021년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 글로벌 시장은 20년 3조 6천억원에서 26년 55조 4천억원까지, 연평균 57.6%의 수준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나 한국의 디지털 트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70%로, 글로벌 평균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대한민국은 2020년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디지털 트윈을 10대 대표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이후 2021년에는 ‘디지털 트윈’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는데, 이 활성화 전략에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어떤 영역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등 급속도로 발달하는 교통 관련 산업에도 공공·민간의 3차원 공간정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정부는 이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전 국토의 고품질 3차원 공간 정보를 구축하는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 3차원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기존까지 보지 못했던 국토 교통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하공간 통합지도를 구축하여 지하시설물(상·하수도, 통신 등)·구조물·지반 등의 3D 지하공간 통합지도 구축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지하철 노선 추가 등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많은 사업들을 가상공간에서 미리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등을 예측하고, 더 효율적인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발생할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예방할 수도 있는 등 교통 산업에서 디지털 트윈의 활용도는 아주 높다고 판단하여 이에 따른 행정적 여건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그리고 탄소중립에도 디지털 트윈이 빠질 수 없다. 풍력 발전기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도 디지털 트윈이 활용되고 있다. 지형, 바람 등의 데이터를 쌓고, 디지털 트윈의 가상공간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부지를 선정하여 효율적인 풍력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 또 이후 발전기의 실시간 분석을 통해 적정 회전과 발전량을 예측하고 고장예측 및 유지보수 등의 가동도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최적화시킬 수도 있다.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 중 하나는 바로 건물 에너지 사용 효율화일텐데, 건물 운영 시 배출되는 이산화 탄소량은 전체 배출량의 약 28%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때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건물 운영에 사용되는 실시간 전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화시켜 탄소 발생량도 줄이고, 배출량을 분석해 탄소중립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활용이 가능해진다. (GS칼텍스 미디어허브, 가상 현실 속 쌍둥이! ‘디지털 트윈’의 무한한 가능성, 재인용)
물론 위의 예처럼 많은 산업군 중 ‘디지털 트윈’의 활용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바로 제조업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소재·부품·장비 공정을 최적화시킨다면 극도로 높은 효율적 공장 운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제조업에 적합한 기술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외에도 디지털 트윈 기술은 활 용 여하에 따라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리라 보인다. 즉 제품을 사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를 구축할 수도 있다. 테스트 베드란 실험적인 연구나 신제품 개발 테스트를 수행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이를 활용해 실제 제품 생산 전 디지털 공간 안에서 시험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테스트해볼 수 있다. 제품개발·실험을 실제로 진행한다면 매번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아주 높지만,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다면 실제 진행에 앞서 시뮬레이션을 돌려 시간과 비용 모두 줄이고 안전하게 실험 및 제품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전 시제품을 소비자 사용실험을 진행해 다양하게 활용율을 높임과 동시에 그에 따른 문제점을 미리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일반 소비재의 경우 새로운 신제품은 항상 경험하지 못한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트윈을 사전 설문조사나 마케팅 파일럿 테스트처럼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해 사전 검증이나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은 보다 더 안전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기에 필수적이다.
새로운 기술은 끊임없이 쏟아지고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무엇을 잘하며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 스스로 고민해 봐야 한다. AI 도구는 잘 쓰지만 작동원리도 모르면서 AI를 과대 포장하는 사이비 전문가들도 많다. AI는 만능이 아니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도구를 활용하면 질문에 답을 편하게 얻을 수 있겠지만, 인과관계를 알기 어렵다. 또 학습한 범위 안에서만 문제 해결이 가능하고 학습 범위를 벗어난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즉 학습한 데이터가 없거나 잘못된 학습을 한 경우 그 결과물은 무용지물이 되거나 잘못된 답을 줄 수 있으니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이외에도 시공간과 상태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문제도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도구의 능력과 한계를 이해하고 목적과 용도에 맞도록 제한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 이는 메타버스나 디지털 트윈과 같은 기술도 역시 마찬가지다. 과대포장에 혹해 나쁜 의도로 오남용 하거나 악용할 경우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늘 말하지만, 문명의 이기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않았으면 한다. 즉 새로운 기술은 빨리 터득하고 새로운 대처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적용해야만 올바른 마케팅 활동이 될 것이다.
Gil Park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