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 BJ들이 경쟁적으로 과도한 양의 음식을 먹던 먹방에서 ‘소식좌’라는 신조어의 탄생까지, 먹방에 대한 모든 것! 앞으로의 먹방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요?
이런 점이 궁금하다면, 이 글 꼭 읽어 보세요!
1. 먹방의 17년 역사가 궁금하다면!
2. 먹방이 문화와 미디어에 끼치는 영향이 궁금하다면!
3. 앞으로의 먹방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은 혹시 먹방을 보시나요? 저는 최근에 성시경 님의 <먹을텐데> 시리즈에 푹 빠졌는데요.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드는 입담 덕분에 배가 고프지 않아도 영상이 기다려지는 매력이 있어요. (성시경 님의 유튜브 수익이 궁금하다면? 이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그럼 최초의 먹방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먹방은 아프리카TV의 전신인 W플레이어에서 2005년 처음 등장한 개념인데요. 누가 시초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먹방을 콘텐츠로써 대중화시킨 최초의 인물은 ‘왕쥬’님이에요. 24시간 방송을 하다 보니 당연히 밥을 먹어야 해서 치킨 2마리를 시켜서 먹었는데 시청자의 반응이 좋았던 것이 시초라고 하죠.
‘먹기만 해도 별풍선을 받을 수 있다니!’ 돈을 버는 콘텐츠로써 먹방의 등장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어요. 쩝쩝 소리를 내며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 먹방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BJ들은 너도나도 먹방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어요.
초창기 먹방은 ‘대식가’의 시대였어요.누가 더 빠르게, 많이 먹냐의 경쟁이었죠. 해외에 알려진 한국의 먹방(Mukbang) 문화가 과식, 대식을 뜻할 정도로 자극적인 썸네일과 이를 빠르게 먹는 영상들이 유행했어요. 1세대 먹방 유튜버로 불리우는밴쯔,엠브로가 활약한 시기죠.먹방이 청소년의 폭식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기도 합니다.
먹방은 단순히 얼마나 많이 먹냐에서 그치지 않고 얼마나 자극적으로 먹냐에 대한 경쟁으로도 진화했어요. 바로 ‘ASMR’ 트렌드와의 결합인 먹방 ASMR이죠. 자율 감각 쾌락 반응으로 불리는 ASMR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먹방을 ASMR와 결합하려는 유튜버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주로 시각적 반응을 자극하기 위해 많은 양의 음식에 집중했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시청자의 청각적 반응까지도 자극하기 위해 많은 먹방 유튜버가 ASMR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더 자극적으로 먹느냐를 자랑하던 시기를 지나 먹방 트렌드도 다양해졌어요. 가장 먼저 조리 과정을 포함한 쿡방과 먹방의 결합이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입짧은햇님이 있어요. 몬테크리스토 토스트를 직접 만들면서 먹는다거나, 참치김밥을 계속 만들면서 먹는 것처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재미를 더했죠.
먹방은 아니지만 길거리 음식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는 야미보이가 등장한 시기도 이쯤이에요. 2018년 채널을 개설한 야미보이는 코코넛젤리, 토스트와 같은 길거리 음식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마디 멘트 없이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자극적인 영상에 지친 시청자들이 이제는 자극적이진 않아도 다양한 재미를 먹방에서 추구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죠.
먹방 유튜버가 많아지면서 한 가지 음식 카테고리만 다루는 유튜버도 등장했어요. 약 4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떡볶퀸님은 채널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떡볶이에 대해서만 소개하는데요. 한 가지 음식만 다루는 것에도 불구하고 구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위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정말 떡볶이 하나만 다루고 있죠. 단순히 많이, 빨리 먹는 것에서 출발했던 먹방 시장이 어느새 니치마켓이 생길 정도로 정말 커진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죠.
먹방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먹방 유튜버가 생기다 보니, 어느새 먹방 유튜버가 TV 프로그램으로 ‘역수출’ 되는 사례도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67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쯔양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쯔양은 21년 3월 KBS1 교양 프로그램 ‘6시 내고향’에서 리포터로 약 1년간 활동했어요. 6시 내고향의 주 타깃 시청자가 중장년층인 것을 고려해 봤을 때 쯔양의 리포터 선정은 다소 파격적인 소식이었죠. 이 덕분인지는 몰라도 최근 쯔양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종종 고연령층으로 추정되는 시청자의 댓글을 볼 수 있다고 해요.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 2018년 합류해 지금까지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입짧은햇님’도 유명하죠. <놀라운 토요일>과 <줄 서는 식당>에 출연해 먹음직스러운 먹방으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어요. 최근 3월에는 유퀴즈에서 먹방 아이돌로 소개가 되기도 했어요.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성시경님은 기존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TV에 출연하던 연예인인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먹방 유튜버들이 TV로, 연예인들이 먹방 유튜브로 뛰어들며 플랫폼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어요.
세계 공용어가 된 먹방(MUKBANG)
혹시 먹방이라는 말을 전세계에서 쓰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2013년 옥스포드 영어사전에서는 먹 먹방의 발음을 그대로 딴 Mukbang이라는 단어가 등재됐어요. 플랫폼의 경계를 무너뜨려왔던 먹방이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것을 볼 수 있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옥스퍼드 영어사전 등재 사례처럼 먹방은 일종의 신조어가 됐어요. 방송과 영화 속 먹는 장면을 지칭할 때 우린 ‘먹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죠. 2010년에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황해에서 밥에 김을 싸서 먹는 하정우를 보고 ‘하정우 먹방’이라는 밈이 유행했을 정도니까요.
기성세대의 방송인이었지만, 먹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젊은 세대에게 유명세를 얻은 이영자 씨도 ‘먹방 열풍’의 수혜자라고 볼 수 있어요. 이영자 씨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매니저와 함께 남다른 먹방을 보여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죠. 먹교수라는 별명도 얻으며 당시 수많은 CF 요청이 쇄도했다고도 해요.
방송가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었어요. 기존에는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만 그쳤다면, 먹방 콘셉트를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먹성 좋은 연예인들이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죠. 시즌 4까지 진행됐던 K STAR의 식신로드나 뚱4로 대표되며 지금까지도 방영되고 있는 코미디 TV의 맛있는 녀석들이 대표적이죠.
단순히 먹는 장면만을 보여줬던 먹방이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진화했던 것처럼, 방송계의 먹방 프로그램도 과정에 집중하여 점차 진화했어요. 8명의 셰프가 게스트의 냉장고를 그대로 가져와 15분 안에 요리를 만들어 대결하는 포맷의 냉장고를 부탁해가 대표적이죠. 게스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냉장고 속 재료를 활용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이것을 게스트가 먹으면서 음미하는 형식으로 인기를 얻어 ‘이연복’, ‘샘킴’, ‘김풍’ 등의 스타 셰프를 탄생시킬 수도 있었어요.
이처럼 유튜브에서 서브 컬처 중 하나로 출발한 먹방은 어느새 수많은 인플루언서의 방송 출연을 가능하게 했고 기존의 방송인을 재조명시키기도 했어요. 또 기존의 전통적인 미디어를 변화시키며 대중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죠.
프링글스 논란을 아시나요?
최근 유행 중인 ‘프링글스 논란’을 아시나요? 걸그룹 있지(ITZY)의 채령이 프링글스 한 통을 한 번에 먹는 것을 폭식의 기준으로 이야기했고, 이영지가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누리꾼들에게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렇게 식사량이 적은 사람을 두고 최근에는 ‘소식좌’라고 합니다. 최근 유행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조어죠.
사실 소식좌는 김숙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박소현과 산다라박의 식습관에 대한 영상을 올리며 이 둘을 소식좌라고 지칭한 것이 원조인데요. 나혼자 산다에서 코드 쿤스트가 바나나 하나로 끼니를 때우고, 안소희가 달걀 흰자 반 개를 2분이 넘는 시간 동안 천천히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소식좌의 캐릭터를 이어서 얻기도 했습니다.
이후 샌드박스네트워크에서 박소현, 산다라박과 함께 웹 예능 ‘밥 맛없는 언니들’을 론칭하기도 했어요.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또 빠르게 먹던 초기의 먹방을 생각했을 때 적고 느리게 먹는 소식 먹방으로 웹 예능까지 만들어졌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죠. 이처럼 지금도 먹방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먹방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요? 2000년대 후반 BJ들이 경쟁적으로 과도한 양의 음식을 먹던 먹방에서 적게 먹는 먹방까지 오늘은 먹방에 대한 역사와 영향력을 알아보았는데요. 앞으로도 우리가 자주 보지만 궁금했던 재밌는 유튜브 문화 이야기를 들려드릴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해당 글은 블링(vling)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