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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Jul 03. 2023

지식재산(IP)을 치트키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스타트업이 지식재산(IP)을 활용하는 방법 ①



에릭 리스의 “린스타트업(Lean Stratup)”은 스타트업 업계의 성공 방정식을 바꿨다.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린(Lean) 제조 방식을 스타트업의 경영에 적용하여 새로운 성장 공식을 만들었다. 여기서 ‘린(Lean)’은 사전적 의미로 ‘여윈, 기름기 없는’ 등의 의미를 가진다.


린 스타트업에서는 상품 개발 과정에서 군살을 제거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는 최소한의 기능을 가진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의 반응을 데이터로 획득하여, 그러한 경험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과정을 거치는 방법이다.


여기서 핵심 원리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군더더기 없는 최소한의 기능을 가진 제품을 우선 출시하고, 시장에서 테스트를 거친 후,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전 세계 여행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에어비앤비(AirBnB)는 ‘여행객들은 현지인의 숙소를 사용하기를 원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기능을 만든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었다. 지도, 숙소의 가격, 여행 일정과 지역에 관한 최소한의 기능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살폈다. 최소 비용의 투자로 미래의 사업 방향을 테스트해 보는 방법이다.  





에어비앤비의 초기 버전 웹사이트 화면, Source: Airbnb's App Success Stroy, Fueled








창업자의 선견지명이 통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가능성도 대비하여야 한다.


만약 1년의 시간 동안 1억 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썼는데 소비자의 반응이 좋지 않다면? 상상하기 싫지만, 소비자의 반응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현지의 문화를 느끼는 것은 좋지만, 호스트를 신뢰할 수 없다는 소비자의 반응을 접한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썼다면 그만큼 비효율이 생긴다. 수십만 줄의 코딩을 했는데, 전체 구조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을 와버린 것이다.


창업자의 가설이 달라져야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단순히 소비자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라면 제품의 컨셉이나 디자인을 조금만 바꾸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출시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미 존재한 경우라면? 이를 넘어서서 다른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경우라면?  









호텔 예약을 하기 위해 다양한 편의기능을 넣어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고 생각해 보자.


“원클릭 결제”에 관한 기술이나, “자동 번역”의 기능, “판매자-소비자 매칭”의 방법에 대해 5년 전에 누군가 특허를 획득해 뒀을 수도 있다. 브랜드를 정할 때, 그 브랜드를 누가 미리 상표나 상호로 사용하고 있다면 매몰비용은 더욱 커진다.


순탄한 사업에서 예기치 못하게 적색기(red-flag)를 맞이하게 된 상황이다. 드라이버는 달리던 레이싱카를 멈추고,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피트 스톱을 하는 것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타이어를 교체하고 다시 달릴 것인지, 이번 경기는 포기하고 다음 경주에 집중할 것인지 선택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앱 기능을 바꾸기 위해 수많은 밤낮을 지새워야 하거나, 사업 방향이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문제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VC), 엑셀러레이터(AC)의 투자를 받은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멈출 수도 없고, 멈추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의 상황이다. 이를 해결해야 하는 대표의 머리는 더욱 지끈거리게 된다.


생각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전에서 겪는 일이다.  








1. 사업이 성장하면서 지식재산(IP)이 문제가 된다. 


연간 매출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기업이 있었다. 기능성 의류를 판매하는 기업인데, 마케팅과 브랜딩의 귀재였다. 매년 새로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자신의 제품은 기술력과는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사업의 확장에 집중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다. 제품 판매를 높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모든 직원이 역량을 집중하고, 빠르게 변하는 유행을 잡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기업은 의류에 대해 특허를 가진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리스크 판단 하에 제한된 리소스를 활용하는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던 와중에 한 장의 경고장을 받았다. 핵심 제품이 자사가 보유한 특허권을 침해하였다는 것이다. 브랜드 침해 리스크를 검토하였지만, 특허권 침해는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에 발목이 잡혔다.


매출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견제는 심해지기 마련이다. 경쟁사는 자신의 점유율을 지키고 싶어 하고, 한 몫을 노리고 싶어 하는 기업 사냥꾼은 입맛을 다시기 시작한다.


이미 높은 매출이 나기 시작한 제품 판매를 멈출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영업이익을 모두 헌납하자니 허무하기도 하다. 선택지는 몇 개 없고, 주어진 시간도 부족하다. “할 걸”이라는 소리가 머릿속에 맴돈다.


법리로 다툴 수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는다. 승소 가능성이 낮은 경우는 법적 다툼을 지속할 리스크는 더욱 높아진다. 지식재산(IP)을 미리 챙겨야 하는 이유이다.  









2. 그 순서를 조금 바꿈으로써 지식재산(IP)을 치트키로 활용하다. 


다행히도 지식재산(IP) 제도는 기업의 불의의 타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두었다. 비슷한 브랜드가 있는지, 비슷한 특허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은 공개된 IP 정보를 사전에 검토하고,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상대방의 특허 분포나 국가별로 현재 개발하고 있는 기술의 동향을 파악해 보는 것이다.


FTO(Free to Operate)라고 불리는 분석을 통해서 다른 경쟁사가 보유한 IP를  침해하지 않을지 사전에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FTO 분석을 통해서는 위 사례와 같이 매출이 성장하고 나서 발생할 수 있는 IP 분쟁 리스크를 사전에 검토할 수 있다. IP 리스크를 사전에 체크하는 보험과 같은 성격의 투자이다. 특허 리스크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허 리스크의 디레버리징 방법]


– 경쟁사의 지식재산권 보유 현황을 살펴볼 것

– 내 제품이 상대방의 지식재산권의 보호범위 영역 내에 있는지 살펴볼 것

– 검토 결과에 따라 최종 제품의 방향을 정할 것 



다른 방법은 연구개발(R&D)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식재산(IP)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업 아이템을 떠올리고 구글이나 유튜브에 검색해 봤더니 누가 이미 시도했던 아이디어였던 경험해 봤을 것이다. 심지어 실패 사례를 미리 분석해두기도 하고, 그 아이템으로 대박이 난 회사를 소개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한 발 늦었다. 세상에 대단한 사람이 많다는 것만 확인하고 끝난다. 연구개발(R&D) 과정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땀이 잘 배출되는 기능성 모자, 신축성이 좋은 반바지를 개발했다고 생각해 보자. 제품의 원단에 대해 누가 특허를 획득해 두었다면? 제품을 출시하면 다른 사람의 특허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연구개발은 소용없게 된다. 연구비용, 연구원의 시간, 그동안의 기회비용까지 막대한 손해이다.


조금 더 현명한 기업은 연구개발(R&D)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지식재산(IP) 지도를 살펴보고 연구개발의 방향을 정한다. 풍경(landscape)을 조망하며 산세와 도로를 두루 살펴보는 방법이다. 장애물을 만난다면 방향추를 조금 바꿔주면 된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맵핵을 켜고 싸우면 더욱 손쉽게 승리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싱글 플레이에서는 “Black sheep wall”이라는 치트키를 통해 지도의 모든 곳을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12시 방향에 적군이 있다면, 12시에 위치한 적군의 본진을 피해서 1시 지점에 공격을 위한 멀티 기지를 두어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할 수 있다. 본진을 비운 적군의 동향을 살피고 기습 공격으로 손쉬운 승리를 얻을 수 있다.


*치트키(Cheat Key) 또는 치트코드(Cheat Code)는 ‘비밀, 속임수’의 의미를 가지며, 게임 내에서 유저가 특정한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숨겨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비밀코드를 말한다. 


지식재산(IP)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수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한 제품이 무용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하여, 지식재산(IP)을 통해 주변의 연구 동향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된 지식재산의 창고를 열어 내가 원하는 상품을 찾기만 하면 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검색 능력이 필요할 뿐이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의 영감을 만들어주는 것은 덤이다.  



3. 결국 지식재산(IP)이 필요하다면, 지식재산(IP)을 처음부터 활용하자.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첫 단추는 주변의 지식재산(IP)을 살피는 것이다. 연구개발의 성과인 지식재산(IP)이 필요하다면, 주변의 지식재산(IP)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 활용하자.


특허의 지도를 펼쳐본 결과 ‘신축성을 개선한 섬유’를 이용한 기능성 의류 특허가 많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섬유’를 이용한 특허가 거의 없다면 ‘자외선 차단’의 기능에 집중하는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신축성이 높고 경량화까지 이루어 낸 소재 연구가 완료되었다면, 이러한 기술을 다시 연구개발하는 것은 기업에게도, 인류에게도 낭비이다. 만약, 이러한 기술이 이용하고 싶다면 미리 특허를 받아둔 특허권자에게 접근하여 약간의 로열티를 내고 제품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수고로움을 덜면 된다.


연구개발 방향이 바뀜에 따라 시장 조사를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나중에 발생한 지식재산권 분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개발을 완료한 이후에 새롭게 제품을 개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효율적인 선택으로 보아야 한다.


만약, ‘신축성’을 개선한 특허의 동향이 줄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가정해 보자. 시장의 수요가 줄었을 수도, 또는 이미 과거에 기술개발이 마친 1세대 기능이므로 특허의 보호기간(20년)이 만료되고 있어 누구나 해당 기능을 넣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힌트가 되기도 한다. 같은 데이터라도 누구는 데이터 조각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공개된 특허를 통해 출시할 제품과 연구개발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는 IT 서비스, 첨단 기술에도 모두 적용되는 지식재산(IP) 활용법이다.


스타트업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선택지이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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