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를 그동안 홈페이지 제작 도구라고 알고 있었다면 잘못 아신겁니다.
분명 워드프레스는 나만의 사업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플러그인, 테마, 커스터마이징을 통해서 비싸게 자체 개발하지 않고도 쇼핑몰, 강의 사이트, 블로그, 웹진까지 굉장히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정말 경이롭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워드프레스 전문가인 제 입장에서 볼 때는 이 매력적인 도구를 더 잘 쓸 수 있는데, 잘못된 인식이 있어서 도구를 제대로 못쓰는 현실이 안타깝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왜 이 현상을 잘못됐다고 생각하는지, 저의 의견을 통해서 명백하게 밝히고, 왜 그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그 이후에는 더 쉽고 직관적으로 워드프레스를 이해하는 접근 방법에 대해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잘못 쌓인 인식 3가지
돈 벌기 좋은 부업 수단
애드센스로 패시브 인컴 벌기 좋은 도구
코딩이 필요 없는 노코딩툴
물론 워드프레스는 기본 홈페이지랑 세부 페이지 몇 개만 만들면 사이트 한 개당 200 이상 벌 정도로 단가는 센 편입니다. 게다가 쇼핑몰이나 강의 플랫폼까지 만들 줄 알면 네이버 블로그 대행보다는 단가로 비교가 안됩니다. 그래서 많은 강사들이 홈페이지 2~3개 정도 만들어 부업 이상으로 돈을 벌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 이야기는 몇 년 전에나 통하는 이야기였습니다.
2~3년 전에는 그랬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워드프레스 강의가 많아지면서 보다 많은 분이 시장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블루오션보다는 레드오션에 가까운데요. 강사가 알려준 대로 하면 다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플러그인도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하며, 코드도 알아야 하고, 워드프레스 자체에 대해서 구조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고객이 던지는 빈약한 기획서에 대해서 이리저리 질문을 던지면서 완벽한 사이트를 만들게 노력해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누구나 쉽게 고액을 벌 수 있는 부업의 도구로 워드프레스를 절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워드프레스는 대표적으로 블로그 하기에 최고의 플랫폼입니다. 검색엔진최적화 즉, SEO에 대한 디테일한 설정을 SEO 관련 플러그인을 통해서 쉽게 할 수 있기에 애드센스로 수익 벌기 좋다고 소개하는 분이 몇 분 있습니다. 매일 잠깐씩 고생해서 글만 쌓아두면, 내가 쉬거나 잠을 잘 때 돈이 자동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애드센스 승인을 받기 어렵고 디지털 막노동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애드센스로 수익 버는 행위는 구글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벗어납니다. 구글 입장에서는 독자가 읽기 좋은 콘텐츠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가치를 추구합니다. 그게 바로 검색엔진의 본질이니까요. 따라서 진짜 SEO는 양질의 콘텐츠를 작성하고, 그 글을 널리 알리면서, ‘나’라는 존재를 알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애드센스 수익을 벌기 위해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만드는 것은 웬만하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일부 몇몇 분은 워드프레스 자체가 노코딩툴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습니다. 제작 범위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단순하게 랜딩 페이지나 회사 홈페이지를 제작할 경우에는 아임웹, 프라이머, 웹플로우 정도 수준의 웹 빌더를 통해서 제작하기 때문에 노코딩툴은 맞습니다. 이럴 때 주로 사용하는 빌더가 바로 디비나 엘리멘터입니다. 그래서 홈페이지 제작 툴로 인식하는 것이죠.
하지만 워드프레스는 홈페이지 제작 툴이 아니라 콘텐츠를 관리하고 발행하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입니다. 게다가 워드프레스가 가지는 진정한 강점은 바로 플러그인과 커스터마이징을 통한 무궁무진한 확장과 자유도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 기능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실제로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플러그인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어느 정도 코드를 만지면서 커스터마이징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비즈니스에 필요한 강의 사이트나 플랫폼 같은 경우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잘 된 테마나 플러그인을 통해서 개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뭔가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느리거나 운영하기 어렵죠.
즉, 워드프레스를 그냥 노코딩툴로 인식해서 제작할 경우 향후 커스터마이징도 어려울뿐더러 유지보수도 점점 어려워집니다. 게다가 우커머스 같은 경우는 해외 기반이기보다는 우리나라 정서랑 맞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코드 스니펫이나 다른 플러그인의 도움을 받아서 우리나라 정서에 맞춰야 할 필요도 있죠.
하다 못해 최소한 CSS도 만질 줄은 알아야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플러그인을 통해서 삽입한 게시판이나 모바일 같은 경우 디자인을 수정해야할 필요가 종종 생기는데요. 이럴때는 반드시 CSS 코드를 이용해서 수정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워드프레스는 CSS 코드 수정이랑 커스터마이징을 하기 때문에 코딩이 필요 없다는 것은 거짓이고, 부분적으로 코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워드프레스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을까요?
다들 ‘HOW TO’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워드프레스, 이렇게 따라 만들면 누구나 홈페이지는 쉽게 만듭니다”라는 강의가 계속 쏟아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구현에 필요한 사이트를 개발할 때 그냥 플러그인 몇 개 설치하거나 기능이 들어간 테마를 사용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쉽게 해결된다고 말이죠.
이는 전적으로 워드프레스를 그저 도구로 인식해서 그렇습니다. 홈페이지 제작해서 부업으로 돈 벌기 좋은 도구로, 애드센스 수익 버는 용도의 도구로, 또 플러그인만 설치하면 사회가 원하는 사이트를 금방 만드니 코딩이 전혀 없는 노코딩툴 도구로 보는 것이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워드프레스를 다루는 데 있어서 사이트를 제작하는 방법보다 워드프레스가 가지는 원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의 전설인 짐 켈러가 오늘날 반도체 마이스터가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방법만 생각해서가 아닙니다. 반도체를 제조하는 8대 공정 말고도, 반도체 자체에 대한 원리와 본질에 집중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워드프레스가 주는 자유도와 확장에 깊이 감동했고, 제가 깨달았던 것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가 처음 워드프레스를 접할 때, 플랫폼까지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홀로 소름이 돋았거든요. 그때부터 워드프레스는 저에게 홈페이지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워드프레스를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 해결책은 너무 간단했습니다. 바로 노션이었습니다. 노션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 써봤을법한 스케줄 관리 도구입니다. 그리고 점점 그 자유도 덕분에 인기도 많아지고 있죠.
저는 그 노션의 편리함과 체계적인 면이 워드프레스와 소름 돋을 정도로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홈페이지를 제작할 때, 고객들에게 노션에 빗대어 워드프레스를 설명하니 그 원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부족한 점을 저에게 바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제가 고객을 통해서 느꼈던 이 신비하고 기이한 경험을 기꺼이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오늘 글을 끝으로 더는 워드프레스 업계에 대해서 비판적인 메시지를 던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제가 익혔던 경험과 관점을 소개하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에서 워드프레스가 주는 그 무궁무진한 자유도와 확장성을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이 누리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상문(웹핏)님의 아이보스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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