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피지컬 AI 시대로 간다

by Mobiinside

인공지능이 단순히 생각하는 존재를 넘어 행동하는 존재로 진화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의 의사결정을 돕는 도구에서 하나의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면 말이다.


최근 미디어와 학계 그리고 관련한 산업 분야에서 주목하는 “피지컬 AI”는 지금까지의 인공지능과 또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사상식사전에 등장하는 피지컬 AI의 의미를 보면 다음과 같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의 실물 하드웨어에 탑재하는 인공지능(AI)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구현하고 적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챗GPT와 같은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의 인공지능이 디지털 데이터 속에 머무는 “병 속의 뇌(Brain in a jar)”였다면 피지컬 AI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인터랙션 하며 물리적 일을 수행하는 “몸을 가진 뇌(Brain in a body)”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젠슨 황이 언급한 코멘트이기도 하다. 기술적으로 보면 “체화된 지능(Embodied AI)”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은 물리적인 환경 속에서 자신의 몸을 매개로 세상을 인식하고 판단한다. 행동의 결과를 다시 학습에 반영하는 일종의 루프를 형성한다. 로보틱스가 특정 환경에서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였다면 피지컬 AI는 현실의 복잡성과 물리 법칙을 이해할 수 있는 월드 모델을 기반으로 스스로 적응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행동하는 존재로 진화한다는 것은 인간 대신 더 많은 일을 처리해 줄 수 있는 양적 팽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인간의 판단을 단순히 보조하는 수동적 개념에서 벗어나 현실 맥락을 해석하고 심지어 선택의 결과를 감내해 내는 에이전트로서의 이행을 뜻할 수 있다. “얼마나 스마트한가”가 아니라 “어느 영역까지 개입하고 무엇을 책임질 수 있는가”라는 점에서 피지컬 AI는 정교한 추론을 넘어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물리적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존재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역시 차세대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피지컬 AI를 강조하기도 했다. “AI의 다음 파도는 결국 피지컬 AI가 될 것이다(The next wave of AI is physical AI)”라고 단언하며 인공지능이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현실 세계 속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that can understand and interact with the physical world)”이라며 제조업,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산업 구조를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변화는 로보틱스 기술에서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CES 2026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의 진화를 제대로 보여주기도 했는데 사전에 입력된 알고리즘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의 움직임을 학습해 스스로 밸런스를 잡고 복잡한 지형에서도 적응 가능한 능력을 갖췄다. 단순히 인간의 프롬프트를 기다리는 도구가 아니라 상황을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협업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노동력 대체를 넘어 인간과 기계의 협력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고 있는 수준이다.


자율주행 역시 피지컬 AI의 대표적인 발현이겠다. 과거의 기술이 운전 보조(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도로 위에서 스스로 윤리적이고 물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자율주행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조건부 자율주행(레벨 3 이상) 시스템은 차량이 특정 상황에서 실제로 ‘인지–판단–제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는데 ‘완전 자율주행’을 뜻하는 ‘레벨 5’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히 운전대가 사라지는 편리함이 아니라 돌발 상황에서도 시스템이 스스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물리적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로 위에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영화에서나 봤던 풍경들을 현실 속에서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다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오롯이 인간에게 있다. 테크놀로지가 고도화될수록 인간과 인공지능은 점차 상호 보완적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산업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관계가 다시 쓰이고 있는 중이다. 인공지능은 이제 디지털 세계를 벗어나 물리 세계로 더 깊숙하게 들어왔다. 판단이라는 걸 하고 스스로 움직이며 상호 협력하고 현실 그 자체를 경험하며 시행착오를 하는 존재.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이 실질적인 “결정”을 내리는 시대의 초입에서 피지컬 AI와 함께 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Pen잡은 루이스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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