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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Bakha Feb 12. 2022

우리집 지희씨 -
28화 : 안전한 세상

The Secret of Mrs.Ho














안전한 세상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사람마다 조금씩 정도가 다르겠지만

생명의 위협을 위협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 매일이 

모두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안전일 것입니다. 


예전에 비해 '세상'이나 '사회'에 대한 희망이나 그림에 대한 화두가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개인의 '삶'을 더 많이 이야기 합니다. 

사회가 안정되고 발전되어 더이상 생존을 위한 양적 성장이 아닌
개인의 삶의 질과 다양성을 추구하게 되어 그렇다 라는 분석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의 경향도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회적 방향성과는 달리, 

그것을 추구하기에는 스스로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는 세상이나 사회를 걱정할 여유조차 없습니다. 

그런 불안은 사람의 시야를 개인적 차원의 생존으로 좁힙니다.

당장 내 생존이 불안전하기 때문에 옆사람의 어려움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나도 그렇게 될까 더 불안해집니다. 


정작 나눌 여유가 많은 사람들은 주변도 늘 윤택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힘든 사람들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거나, 
더 풍요로운 목표를 찾게 되므로 자연스레 외면합니다. 

타자의 어려움이 언제가 모두의 어려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기술과 사회는 계속 고도화된다고 말하는데, 

자연과 다수의 삶은 더욱 피폐해진다고 합니다. 

무엇이 진실일까요. 

'진보' 라고 믿고 있던 것들이 실은 무엇인가를 대가로 얻은 것은 아닐까요.

내가 권리라고 믿고 누리는 것들이 실은 누군가의 피값은 아닐까요. 


제가 존경하는 경제학자 에른스트 슈마허는 

만약 지금의 진보가 그릇된 방향이라면
오히려 후진하는 편이 진정한 진보일 수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중간 기술 중심의 블록 경제를 주장한 슈마허는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것을 생산하고 잉여자본을 만드는 것에 골몰하기 보다는
무엇보다 자신이 속한 지역공동체를 서로 돌보길 요청했습니다.


사람들이 불안하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세상이 되는 것은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중앙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도와줄 이웃이 없다는 것은, 동시에 

내가 다른 이에게 그런 이웃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많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정치를 통해 세상이 바뀌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는 누군가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이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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