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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Bakha Jan 31. 2024

[영화] 웡카 Wonka 2023

전형미에서 느끼는 반가운 안정감 

문화의 날을 맞아, <괴물> 보러 갔다가 지각해서 대신 본 <웡카>. 

어린 시절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무척 좋아해서 조금 더 아껴뒀다 감상해야지 했는데, 즉흥적으로 봐버렸다. 


사회 윤리적으로 '정치적 올바름'의 이슈가 중요해지는 것을 넘어 각종 문화 예술 콘텐츠에서 검열의 지위에 이르렀다고 느끼는 것은 나의 부족한 시민 의식 때문일까. 언젠가부터인가 서구 대중영화, 특히 미국산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여성과 유색인종을 메인 캐릭터로 내세워야 하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느낄 정도였다. 그만큼 사회적 압박이 심하다는 방증이겠지만, 그것이 억지스럽게 적용되었을 때 작품을 더 이상 몰입해서 감상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적어도 나는 몹시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웡카>도 P.C. 를 피해 갈 수는 없었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에 저해되는 요소가 없었다.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가 있었다. 요즘 시대는 성공적인 대중영화를 만들기가 무척 어렵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엄청난 명배우들이 등장하는 제작비 하며... 어쨌거나 훌륭한 연기력과 뮤지컬 요소, 판타지, 그래픽이 균형 있게 조화된 웰-메이드 영화이자 자연스레 엄청나게 값비싸 보이는 외국 영화였다. 일단 티모시 샬라메 주연에... 말해 뭐 해. ㅎㅎ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웡카의 과거, 젊은 시절 (개)고생과 성공, 우정 등을 다룬다. '꿈'을 쫓아가다 악인들에게 '시련'을 당하지만, 친구들과 협동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권선징악'을 이루어 내는 클래식한 디즈니 서사이다. 진부할 수 있지만, 시각적인 재미가 다양한 콘텐츠라 끝까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오히려 전형적이라 스트레스받지 않고 볼 수 있는 가족 오락영화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느꼈다. 수억 가지 콘텐츠가 넘쳐나는 우리 시대에 지나치게 새로움, 반전, 시대적 쟁점을 가미하느라 경쟁적인 상황에서 이 전형성이 안정을 가져다준 것일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휴 그랜트 씨 등장에 깜짝 놀랐다. 움파룸파 역으로 나오다니... 그런데 심지어 너무나 찰떡 캐릭터로 영국 신사 난쟁이를 연기했다. 역사적으로 영국은 신사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정의로운 움파룸파가 베푼 은혜로 이 이야기는 아름답게 해결되었다...^^;


영국 시리즈 <더 크라운>에서 엘리자베스 2세의 중년을 연기했던 올리비아 콜먼 씨의 악당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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