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막달레나 세탁소를 아시나요?

by 은해


1968년생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소설이다. 소설책은 매우 얇지만 매우 예리하다.

주인공 펄롱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검댕이가 묻어 시커먼 손을 솔로 박박 문질러 씻는다. 그는 석탄, 토탄, 무연탄, 분탄, 장작을 파는 사람이다. 조개탄, 불쏘시개, 가스통도 취급했다.

펄롱의 엄마는 열여섯 살 때 미시즈 윌슨의 집에서 가사 일꾼으로 일하던 중 임신을 했다. 미혼모였던 것이다. 그래서 펄롱은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결혼해서 아내와 딸 다섯을 부양하는 아버지가 되었다. 그는 평소 중요한 거래처였던 그 마을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가고, 그 곳에서 그는 수녀원의 어두운 비밀을 목격하게 된다.

수녀원 안에서 미혼모들이 강제 노동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아기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우연히 석탄 창고에 갇혀 있는 한 젊은 소녀를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펄롱 자신이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자랐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가족의 안녕을 위해 이 모든 것을 못본 척하고 침묵할 것인지,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고 옳은 일을 위해 나설 것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결국 펄롱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 소녀를 구출하고,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이 소설은 개인의 윤리적 선택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침묵이 때로는 얼마나 큰 죄가 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두 사람은 계속 걸었고 펄롱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더 마주쳤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소설 후반에 나오는 구절이다.


"1922년부터 1998년까지 '참회와 갱생'을 이유로 막달레나 보호소로 보내진 5만6천명 이상의 젊은 여성과 강제로 빼앗긴 아이들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말이다.

1996년에야 아일랜드의 마지막 막달레나 세탁소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 곳에서 일한 여자와 아이들 가운데 노동의 정당한 댓가를 받거나 노역을 인정받은 이는 거의 없었다. 많은 여자가 아기를 잃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 시설은 가톨릭교회가 아일랜드 국가와 함게 운영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곳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