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풍경

-추억만들기

by Sapiens


산책 풍경


sapiens


그날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군 휴가 나온 아들이 동네 산책을 하자고 말한다. 우리는 봄의 향연을 즐기러 아파트 우측에 있는 공원 쪽으로 햇살의 따스함을 느끼며 천천히 걸었다.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주변 운동기구에서 운동법 시범도 알려준다. 주변의 모습들... 그리고 자신이 나온 **초등학교를 보며 어릴 적 추억들... 시간이 흘러 지금 엄마와 걷는 자신이 20여 년을 살았다며 나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곤 정말 그 어린 시절의 모습부터 초등학교 다닐 때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그렇구나!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생각에 또다시 미소가 지어졌다.


오랜만에 공원의 가로수길을 아들과 손도 잡고 걷고, 사람들이 마주 걸어오면 부딪힐까 봐 비켜서라며 등에 손을 대어 에스코트해준다. 그리곤 앞을 잘 보고 걸으라 한다.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과 '이제 애인이 생기면 잘하겠네'라는 생각이 스치며 아들에게 이야기한다.


"아들, 이다음에 아내에게 잘해야 해.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단다.. 그리고 가정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유지된다면 불행한 것이야... 가족 구성원 모두 노력해야 하는 거 알고 있지..."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한다.


'여자 친구도 없는데...'


나는 웃으면서


"앞으로 많은 여자들을 만나게 될 거야 ㅎㅎ"


등을 툭 쳤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주변을 둘러보다 우린 또 다른 가족들을 보았다.

한 아주머니가 애완견을 벚꽃나무 아래 앉히고는 사진을 찍고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어린 시절 아이의 모습을 찍듯이...

괜스레 사진 찍는 아주머니의 뒷모습이 애잔하다. 그런데 애완견은 제법 포즈를 잘 잡고 기다리고 있다. 사진을 열심히 찍는 아주머니와 한 참을 그대로 앉아 있는 애완견의 모습이 어찌나 행복해 보이는지... 뒷모습을 찍어버렸다.


사진을 찍는 동안 아들은 뒷짐을 지고 옆에 서 있다.


"저 모습 어때?"


묻는 말에 아들은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요"


말하는데 아마도 측은해 보였나 보다.


'모든 상황에는 여러 측면이 존재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우린 다시 둘만의 지나간 추억들과 지금의 군생활,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벚꽃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하나의 추억 만들기에 동행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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