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곧 나의 미래를 팔로우 하는 일
취향은 단순히 ‘끌림’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심리학, 미학, 그리고 자기 정체성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하나의 정교한 결과다.
사람이 어떤 작품·음악·글·인물에 깊이 끌릴 때,
우리는 사실 그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 속에서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표현된 나의 한 조각"을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안에 존재하는 어떤 부분을
누군가가 나보다 더 아름답게, 더 정교하게, 더 완성된 상태로 보여주는 순간
그 인물에게 빠져든다.
그건 마치
내 안의 한 조각이 밖으로 빠져나와,
완성된 형태로 두 발로 서 있는 모습을 보는 경험이다.
그 대상은 나의 가능성에 대한 증거가 되고,
내가 되고 싶은 “이상적 나”를 대신 살아주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취향은 곧 '내가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지도' 다.
자기 존재감이 떨어질 때,
내 취향과 정확히 맞닿은 예술을 만나면
내 안의 무엇이 순간적으로 승인되는 느낌이 든다.
“너 그렇게 살아도 된다.”
“너 틀리지 않았다.”
“네 감각과 네 방식은 충분히 아름답다.”
그런 메시지를 예술이 대신 말해준다.
그 순간은 마치
내 머릿속 상상 속의 내가
현실 세계에서 비디오처럼 흘러가는 느낌이다.
내 꿈속의 나, 더 나다운 내가
현실이라는 스크린 위에서 걸어다니는 광경을 보는 것과 같다.
취향은 그래서 이렇게 작동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한 조각을 떼어 만든 조각상 같은 존재.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나가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실루엣.
내가 꿈꾸던 나의 모습이 누군가의 몸을 빌려 실현된 장면.
우리는 그 장면을 사랑하고, 그 모습을 팔로우한다.
실은 타인을 팔로우하는 게 아니라
내 미래를 팔로우하는 것이다.
취향은 결국
‘내가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싶은지’
그 정답이 응축된 나의 내면 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