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의 대단함에 대하여......
날씨가 제법 더워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겉옷을 입고 다녀야 했는데, 이번 주는 반팔로 다녀야 할 만큼 기온이 올라갔다. 기온이 오른 만큼 나의 낮아진 텐션도 올랐는지 이렇게 글을 적고 있다. 이번 미술 수업을 받으면서 잔잔한 울림이 있었는데, 오늘 나의 그 울림을 나누고 싶다.
이번 주 그린 그림은 평소보다 잘 그려진 것 같아 내심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나서 자랑스럽게 미술 선생님에게 보여드렸다. 그게 바로 아래의 그림이다.
난 미술 선생님께 드디어 칭찬을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미술 선생님은 내 그림에 대해 칭찬을 해 주셨다. 역시나 나는 그의 칭찬에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우쭐한 기분은 미술 선생님이 몇 가지 선과 음영을 추가로 넣으면서 경탄으로 바뀌었다. 내가 그린 그림에 단지 선 몇 개와 음영을 넣었을 뿐인데, 내 그림이 2D에서 3D로 변했다. (그 바뀐 그림이 아래의 그림이다.)
너무나 놀라웠다. 단지 몇 개의 선과 음영으로 그림의 느낌이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 말이다. 그리고 이번 수업에서 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무언가 대단한 것이라 느끼는 사건들은 사실 단순한 몇 가지의 평범한 일들이 합쳐지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요즘 그림과 함께 캘리그래피 자격증 시험에 응시했다. 게다 단편 소설을 쓰려고 준비 중이었고, 그로 인해 많은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모두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옭아맸다. 그 결과, 그림과 글 쓰기보다 도망치는 걸 선택했다. 요 몇 주간, 본 업에만 집중하고 다른 것들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철저히 외면했다. 시간이 남으면 게임에 열중하면서, 나의 현실에서 도망치려 했다.
그러던 중 미술 수업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내가 하는 일들이 의미를 갖기 위해 준비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이다. 다만 내가 매일 하는 일상 행동들이 하나씩 모여, 몇 개의 선과 음영이 되고 그것들이 모여서 내 삶을 입체적으로 변화시킨 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하는 행동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자 한다. 단편소설도 어린아이 때의 유치함을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련다. 캘리 자격증과 그림도 마찬가지다. 그 분야의 장인이 되는 것이 내 목표가 아니다. 그저 그림의 선과 음영처럼 단조로운 나의 삶을 입체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들인 것이다.
자! 오늘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내 인생에 음영을 넣는 작업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