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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저씨 May 05. 2024

5.5일 일요일 아침 10시 30분

나는 평범하게 살아가기로 다짐한다.

어린이날


5월의 첫 주 일요일이 시작되었다. 5월은 가정의 달인만큼 가족 간의 행사들이 많다. 그 스타트를 끊는 것이 어린이날이지만, 자식이 없는 나에겐 별 의미가 없는 날이다. 어린이날을 맞아서, 할 일이 없던 나는 밖에 나와 인근 카페에 왔다. 사실 카페에 오기 전까지 어린이날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었다. 카페에 와서 브런치 글을 쓰려고 날짜를 쓰다 보니, 오늘이 어린이날임을 깨닫게 되었다. 가족이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바쁜 날일 오늘...... 나에겐 다른 어느 때보다 더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독자 여러분 모두 가족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내세요!)


5월이 시작되고, 24년도 절반 가까이 지나갔다. 4개월 동안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려 하면,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다. 내가 매일 평범하게 하루를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까지는 나 자신을 돌아볼 때, 아무런 것도 기억이 나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매일을 드라마틱하게 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 해는 달랐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 내가 매일을 평범하게 산 것이고, 그건 내가 삶을 잘 살고 있다는 증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라고 물어본다면 대답할 수가 없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매주 그림과 캘리그래피, 그리고 스페인어 수업을 받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고, 브런치에 글도 쓴다. 회사에서는 평범하게 일하고, 가끔씩 이성 또는 동성 친구나 지인들과 식사나 커피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런 생활들이 나의 평범한 일상을 만들고 있고, 이런 평범한 일상과 주위 사람들이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이러한 평범함은 보이지 않는 산소처럼 내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난 더 이상 특별한 삶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무런 기억도 하지 못하지만 후회의 감정이 남지 않는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발견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건 오직 하나! 달디 단 딸기 팬케이크!(나저씨가 아이폰으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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