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파이어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일주일 뒤에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내 메신저로 수신한 메시지를 보고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허를 찔린 느낌이랄까.
저와 함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던 담당자의 퇴직 소식이었어요.
혹시나 저를 프로그래머로 오해할까 봐 설명하자면 저는 요청을 하고 그는 구축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너를 향해 파이어 하고 싶네
그가 남긴 내용은 더 있었습니다.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하겠으나 부득이 계획된 일정은 맞추지 못할 것 같다는 말씀드립니다.'
그 소식을 들은 옆자리 동료는 놀라는 동시에 부러워하더군요.
- 프로그래머니까 이직도 좋은 곳으로 하겠죠?
- 그 사람이 어디로 이직이든 말든 간에 일정이 또 지연되는 게 제일 문제예요. 부서장이 나를 얼마나 쥐어짜겠어요?
뜻 없음
의미 없음
'아니, 이 사람은 진짜 여기 일에 뜻이 없나? 대리 정도 되는 사람이 너무 심하잖아. 다음번엔 제대로 한 소리 해야겠어.'
그전부터 어디에 내밀 지도 못할 사유로 계획을 밥 먹듯 뒤집더니 이번엔 그 사유가 퇴직이라니.
그래요, 그는 정말 이곳에 뜻이 없었던 겁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막막한 심정으로 그의 사무실로 전화를 했더니 부재중 메시지가 흘러나왔습니다.
어제 퇴근 직전 그런 메시지를 남겨두고 오늘은 휴가를 냈더군요.
하, 이 자식 진짜.
나는 독한 사람?
휴대폰으로 연락해서 기존에 진행하던 업무를 어떻게 처리할지 정리했습니다.
다행히 전화는 받더군요. 일 얘기가 마무리될 무렵 그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 갑자기 왜 퇴직하게 된 거예요?
- 그전부터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최근에 결정이 되었습니다.
들어보니 지금 있는 곳보다 좋은 곳으로 가더군요.
'똑똑한 사람들은 다 떠나고 독한 사람들만 남는 거 같아.'
전화를 끊으며 저도 모르게 나온 소리.
탈출 계획
'여기는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에게 왜 이직을 하게 되었냐고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이었습니다.
정답이에요.
여기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움직여야죠. 탈출을 위한 계획을 짜야 합니다.
혹시 여러분은 지금 있는 곳이 자신과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얼 하고 계시나요?
저는 일단 이 글을 써보았습니다.
from su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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