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은 멈춤이 아니라 리듬을 고르는 시간이다

by 윤슬살롱

가끔은 잘 지켜온 리듬을 깨는 게

더 멀리 가기 위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괜히 망설여질 때가 있다

익숙한 속도를 벗어나면

지금의 나를 놓쳐버릴 것 같아서

발걸음이 잠시 멈춘다

변화는 늘 조용한 두려움을 데리고 온다

소란스럽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

그래서 혼자서 감당하고 있는 줄도 모르게 되는 두려움

그래서 요즘은 서두르지 않는다

무언가를 더 얻기보다는

내가 나를 놓치지 않는 쪽을 택한다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하듯

한 박자씩 숨을 고른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망설임이 정말 멈춤일까

아니면

리듬을 다시 고르는 시간일까

아직은 확신할 수 없지만

하나만은 조금 알 것 같다

이 고요한 두려움조차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면

우리를 멈추게 하기보다는

조금 다른 박자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는 것

어쩌면 그 박자는

지금보다 더 풍성하고

조금은 느리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리듬일지도 모른다

망설임을 딛고 일어선 자리에

굳이 큰 결심은 없어도 좋겠다

그저 넘어지지 않게

서로를 놓치지 않게

조금 더 깊이 서 있어 보는 것

아직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리듬을 혼자만의 것으로 두지 않는다면

발아래 뿌리는 생각보다 단단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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