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함 속 따뜻함
어느 날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했는데
저녁이 되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의지가 사라진 게 아니라
애초에 오래 붙잡을 힘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흔들리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때 떠올랐다
조금 전 같이 걸었던 시간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지켜주는 느낌
같은 편이라는 감각이
속으로 살짝 파동을 일으켰다
흔들렸던 마음도
그 감각을 따라 정리되었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겠다고 느꼈다
오늘의 실패와 흔들림을 안아주고
같이 있다는 힘으로
작은 결심을 행동으로 보여줄 차례였다
말하지 않아도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마음을 느끼고
조금씩 옆으로 걸음을 내딛는 것만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