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광풍이 보여주는 소비의 허상과 유행의 민낯

by Yong

'두쫀쿠' 광풍이 보여주는 소비의 허상과 유행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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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둘러싼 현재의 과열 현상은 맛의 혁신이라기보다는 희소성과 인증 욕구가 만들어낸 심리적 신드롬에 가깝다. 7개월째 편의점(CU)을 투잡으로 아르바이트하는 사교육자로서, 나는 이 유행의 시작과 절정을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목격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대형 매장조차 하루 입고량이 2개에 불과하며, 들어오자마자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이 쿠키는 안 팔려서 폐기 처분되던 상품이었다. 레시피가 바뀐 것도 아닌데, 갑자기 '품절 대란'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 그리고 직접 먹어본 나의 냉정한 평가는 "광풍이 불 만큼의 맛은 아니다"이다.


1. 맛이 아닌 '서사'를 소비하는 심리 트렌드

두쫀쿠 유행의 핵심은 '희소성과 인증 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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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험자의 흥분: 유행의 열기는 쿠키를 먹어본 사람이 아니라, 못 먹은 사람이 만들어낸 상상으로 증폭된다. "CU 게 제일 맛있다더라"는 식의 입소문은 맛의 재발견이 아니라, "나는 알아봤다 / 나는 구했다"를 증명하려는 심리적 우월감을 소비하는 행위다. 미경험자는 더 흥분하고, 경험자는 오히려 "이 정도인가?"라며 차분해진다.


인증의 동선: 고객들은 다른 상품에는 관심 없이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두쫀쿠 있어요?"를 확인한다. 이는 간식 구매 동선이 아니라, "오늘의 SNS 인증이 가능할까"를 확인하는 이벤트 체크 동선이다.


유통의 비정상성: 하루 2개라는 극도의 희소성은 이 현상을 더욱 가속화한다. 물류 들어오는 시간을 정확히 아는 이들, 혹은 나와 같이 그 시간에 근무하는 사람만이 선점할 수 있다. 사실상 소비자 경쟁이 아니라 근무 스케줄 경쟁인 것이다. 내가 먼저 선점하면 누구도 못 사는 이 구조 자체가, 유통과 SNS가 만든 인위적인 품귀를 증명한다.


예를 들어, 내가 일하는 매장에서는 물류 시간을 아는 위층 음식점 업체 아드님이 물류하느라 정신없는 나를 배려해 직접 결제하고 들고 가는 일이 발생한다. 이는 소비라기보다 지인, 가족, 주변 부탁 때문에 움직이는 '조달'에 가깝다. 지금 두쫀쿠는 맛있는 간식이 아니라, '구해주는 사람 / 못 구하는 사람'을 가르는 관계 아이템의 역할을 하고 있다.


2. '허니버터칩'과의 비교: 장르화 vs.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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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허니버터칩 광풍도 있었지만, 이는 광풍을 지나 '정착한 사례라는 점에서 두쫀쿠와는 결이 다르다.

허니버터칩: 짠맛과 단맛의 새로운 조합이라는 '맛의 좌표'를 만들었다. 물량 정상화 후에도 "있으면 하나 집는 과자"로 생활권에 흡수되며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두쫀쿠: 안 팔리던 시기가 명확히 존재했고, 레시피 변화 없이 SNS 열기만으로 과열됐다. 이는 맛의 재발견이 아니라 희소성 서사다. 물량이 풀리면 "어? 생각보다 그냥 그렇네"라는 평가와 함께 관심이 급속도로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3. 본사의 행보와 유행의 짧은 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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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본사 차원에서 최근 카다이프를 넣은 유사 초코 디저트 라인업을 늘리는 것은 이 유행을 장기 전략이 아닌 '유행 반사 이익 극대화 전략'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다. 본사는 두쫀쿠의 맛이 혁신적이어서가 아니라, '두바이-카다이프-피스타치오'라는 소비자가 반응하는 이미지 세트를 포착한 것이다.


맛은 후순위이며, 중요한 것은 현재 SNS에서 '먹히는가'이다. 본사는 단기 베팅을 통해 이 키워드를 더 찍어내려 하지만, 이런 유행 추종형 상품들은 대부분 3~6개월 내에 정리되거나 조용히 사라진다.


결론적으로, 두쫀쿠는 맛으로 뜬 게 아니라, 못 먹은 상태가 만들어낸 상상으로 뜬 상품이다. 편의점 현장에서 폐기 시절과 과열을 모두 경험한 나의 판단은 냉정하다. 지금 이 유행은 맛보다 사람들의 심리와 관계, 그리고 휘발성을 타고 이동 중이며, 이 구조가 깨지는 순간 그 열기는 빠르게 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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