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이야기 파트1

by Yong

최상위권은 학원빨인가?


학교 수업 정리 노트의 비밀

아래는 내가 십수년전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테스트해봤던

그날 학교에서 배운것을 스스로 정리하게 시켰던 결과물중 일부다.

예고없이 순수하게 자신의 현재 머리속에 있는걸 적도록 시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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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장이 있지만 실제로는 왼쪽 젤 위의 것을 작성한 친구 말곤 전부 백지였다. 나머지 세장은 추후 다시 기회를 줬을때 어설프게나마 작성한 결과다.

자세히 보면 왼쪽 상단 친구가 작성한 내용은 디테일이 살아있다. 이 친구는 당시 전교 1등을 하던 친구였다.

즉 이미 수업시간에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나는 15년간 사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랜 시간 아이들을 지켜보며 깨달은 것은, 공부의 세계에도 엄연한 계급이 존재하며 그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의 문해력과 어휘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그 격차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나는 오늘, 최상위권과 중상위권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 그리고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놓치고 있는 공부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흔들리는 중상위권, 본질을 보는 최상위권


사교육 현장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그룹은 어중간한 중상위권 학생들이다. 그들은 어느 정도 실력은 있지만, 공부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겉도는 경우가 많다. 그들과 학부모들의 주된 관심사는 '누가', '어떤 것'을 사용하는가에 쏠려있다. "전교 1등이 저 문제집을 푼대요.", "어떤 인강이 족집게래요." 그들은 성공한 누군가

의 '방법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그것만 따라 하면 최상위권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은 다르다. 그들은 토를 달지 않는다. 나의 기준이 명확하고 그것이 공부의 본질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방법론은 다양할 수 있지만, 결국 도달해야 할 길은 하나라는 것을 안다. 그들에게 문제집과 인강은 그저 도구일 뿐, 공부의 중심이 아니다. 반면, 어설픈 상위권들은 자신의 방식에 대한 고집과 미련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리기 일쑤다.


모든 공부의 시작, '학교 수업'이라는 절대 원칙


내가 15년간 고집해 온 단 하나의 교육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학교 수업이 모든 공부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학교 수업에 충실하지 않은 최상위권은 단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최상위권은 학원 덕분'이라는 위험한 낭설이 퍼져있다.


진짜 격차는 이미 학교 수업 시간에 벌어진다. 최상위권은 수업 시간에 실시간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다. 그들에게 학원은 이미 아는 것을 다지고 심화하는 '연습실'에 불과하다. 반면, 중상위권은 수업 시간에 놓친 부분을 학원에서 '메꾸기' 바쁘다. 출발선부터 다른 것이다. 이미 앞서가는 이들을, 뒤에서 허덕이며 따라가기만 해서는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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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라고 써있지만 이 결과들은 백지를 냈던 아이들이 수개월후(지금기준으론 십수년전) 결과물들이다.


최상위권의 비밀 병기, '수업 정리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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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학생들에게 가장 최우선으로 내주는 숙제는 바로 '학교 수업 정리 노트'다. 그날 배운 것을 자신의 언어로 다시 정리하는 과정은, 단순한 복습을 넘어 이해와 암기, 그리고 사고력까지 동시에 기르는 가장 강력한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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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학생들의 노트는 배운 내용을 나열하는 일기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훈련이 거듭될수록 노트는 진화한다. 최상위권 학생의 실제 노트를 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다. 그들은 개념 간의 관계를 도식화하고, 핵심 키워드를 색깔로 구분하며, 교과서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자신이 이해한 언어로 재구성한다. 그들의 노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시험 기간에 그 어떤 참고서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자신만의 '비밀 병기'가 된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한 제자의 사례는 이 모든 것을 증명한다. 그 학생은 고려대 디자인학부에도 합격했지만, 디자인 분야의 본질적인 최고는 국민대라는 자신의 기준에 따라 과감히 국민대를 선택했다.

물론 그 학생만의 기준이 아니라 실제로 디자인관련 학과는 국민대가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1티어다.

남들의 시선이나 대학의 간판이 아닌, '본질'을 꿰뚫어 본 것이다. 공부의 본질을 파고들었던 노트 정리 습관이, 결국 인생의 중요한 선택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준 셈이다.


사교육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진짜 공부는 학교 교실에서 시작되고, 자신만의 노트 위에서 완성된다.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이 당연한 진실을 외면한 채 겉도는 방법론에만 매달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최상위권으로 가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오늘, 아이의 책상 위에 놓인 수업 정리 노트에서부터 그 위대한 여정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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