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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도 아닌 제인 Jun 28. 2024

명랑한 명여사의 치매 수첩

1-1.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몇 년 전부터 다리가 아프다고 하시던 시아버지는 서서히 몸을 가누지 못하시었고  여러 군데 대학병원을 다녀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나마 진단을 내린 서울 세브란스에서는 아마도 루게릭으로 추정된다고 하였고 치료법이 딱히 없다는 그 병에 연세도 고령이시다 보니 적극적인 치료는 기대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팬데믹으로 동네병원에 진통제 주사 맞으러 한 번 가기도 어려웠던 2021년 7월 딱 한 달간의 입원을 끝으로 시아버지는 돌아가셨다


60대 후반에 일찌감치 치매진단을 받았던 시어머니는 그간  정신과 신체가 건강하셨던 시아버지와 별 어려움 없이 지내고 계셨는데 시아버지의 갑작스러운 건강악화와 부재로 치매증상이 조금 심해지면서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되셨고, 한마당을 공유하며  사는 두 분의 외아들인 남편은 당연히 시어머님의 주보호자가 되었다.


여느  며느리들과 다를 것도 없지만 크게 시댁과 사이가 나쁠 일도 없던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나 주변 지인들과 비교하자면 사이가 좋은 축에 낀다고 생각되기도) 나는 본격적으로 시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다. 자식 다 키워놓고 편한 50대 아줌마의 삶을 누리던 일상은 180도 달라지게 되었는데 힘들지 않다 하면 거짓이겠으나 도저히 치매 시어머니와는 못살겠다고 할 정도는 아니니 그 까닭은 엉뚱 발랄한 치매 시어머니가 일으키는 작고 귀여운 사건, 사고 덕이리라.


가끔은 '이건 기록으로 남겨야 해'라고 감탄이 나올 정도로 엉뚱한 소리를 하시는 시어머니의 행적을 잊지 않으려고 몇몇 자 적어본다

(배경의 국화 이미지는 예**상조 부고문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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