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림그릿 박종숙 Apr 24. 2024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상담과 실제


교회에서 진행하는 '상담과 실제' 10주 차 강의를 듣고 있어요. 이번 강의를 해주시는 분은 대전 침례신학대학교 교수이자 목사이신 김선형교수님이세요. 이 과정의 목표는 첫째, 자신과 타인을 이해한다. 둘째, 마음, 분노, 신경증, 정신증세 등을 이해한다. 셋째, 상담적인 대화와 기술을 배운다. 넷째, 대상관계를 통해 문제의 원인과 상담을 알게 한다.


첫날 주제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이다. 남·여의 차이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부르는 흥미 있는 주제이다. 싱글이었을 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읽고 남·여 차이점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우리는 남·여에 대한 특징이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서 서로 오해를 하거나 치열하게 싸우기도 한다.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여의 차이, 결혼, 물질, 자녀에 대해 배워야 한다. 그래서인지  '부부학교', '부모학교',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가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훈련을 통해 회복을 누리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교육을 받았다고 우리는 쉽게 변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서로를 돌아보는 시간은 자기를 찾고, 가정을 만드신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많은 경우 남·여의 특징들을 이해하지 못함으로 관계로 인해 분노와 상처가 생긴다. 상대의 특징과 차이를 알게 될 때 비로소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상담과 실제' 수업에서 남·여의 차이와 기질의 차이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봤다. 여기에 남·여의 차이점을 소개해 볼게요~



[대화방식의 차이]


남자는 사실과 결과를 나누기 위해 대화한다.

여자는 감정과 과정을 나누기 위해 대화한다.


남편은 아내가 개인적인 주제를 화제에 올리면 그가 사소하고 시시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아내의 말을 중단시킬 때가 많다. 아내는 감정의 긴장을 풀기 위해 대화를 나누고 싶은 것인데, 남편은 문제의 해답을 얻기 위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아내는 남편에게 어떤 이해와 동정을 얻기 위해 문제를 나누는데 남편은 위로의 말을 하기보다는 실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남편에게 "벚꽃이 너무 이쁘게 피었어. 벚꽃길 걸으면 너무 행복하겠다.라고 말하면, 남편은 "봄이잖아."라고 반응한다.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의 차이]


남자 : 여자가 자신을 신뢰하고 존경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여자 : 남자가 자신을 염려하고 관심을 가져다주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사랑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방법이 차이가 난다. 남자들은 여자로부터 높은 점수를 따라면 새 차를 사 준다든가, 휴가 여행을 데리고 가는 등, 아주 굉장한 것을 해주면 60점 정도는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은 남성이 자동차 문을 열어주거나, 꽃다발을 건네거나, 생일을 기억해 주거나, 안아주거나, 쓰레기를 버려주는 작은 일들과 똑같은 점수로 계산한다. 


[감정의 차이]


남자 : 남성은 가까이 왔다가 멀어지고 멀어졌다가 가까이 오는 고무줄과 같다. 가끔 아무런 이유 없이 혼자만의 동굴로 들어가려고 한다.

여자 : 여성은 감정의 오르내림이 파도와 같다. 여성의 감정은 파도를 탄다. 여자는 생리적 바이오리듬을 따라 가끔 자기만의 우물 속에 빠지기도 한다.


남성은 감정을 억제하며 성장해 이지적이고 방어적이다. 그러나 여성은 감정을 쉽게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남성은 강하지만 굳어지기 쉽다. 반면에 여성은 부드럽지만 질기다.


[친밀감]


남자 : 운동이나 활동을 함께 하거나 같은 방에 있는 것으로 친밀감을 느낀다.

여자 : 얼굴을 마주 보고 감정을 나누어야 친밀감을 느낀다.



딸이 어렸을 때, 나는 '어머니학교'에 입학했다. 뒤늦게 하나님의 은혜로 얻은 딸이기에 누구보다 강건하고 착한 딸로 키우고 싶었다. '어머니학교'를 통해 많은 어머니들을 만났다. 그들의 아픔, 기도, 사랑, 오랜 기다림 등 수많은 사연을 듣고 함께 울고 기도했다. 이렇게 우린 10주간의 과정을 마치고 영광스러운 왕관을 받았다. 


그 기쁨도 잠시 감사를 앗아가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녀를 내 손으로 양육하고 싶어 2년간 육아휴직을 낸 상태였다. 그때 '어머니학교'에 입학되었고 그 시간들을 통해 나의 정체성, 좋은 엄마로서 어떻게 자녀와 대화해야 할지 알려주는 그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이 모든 과정은 교회에서 했는데, 어머니들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기간 동안 교회 권사님들이 아이들을 잘 돌보아주셨다.


마지막 수료식이 있던 날, 딸이 몸이 좋지 않은지 열감이 느껴졌다. 감기약을 먹이고 아이 몸을 시원하게 해 주었더니 잘 논다. 그날은 마지막 수료식이었고, '어머니학교' 우리 팀 리더님도 "오늘은 수료식만 해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 교회로 오세요. 아이는 권사님들이 봐주실 거예요." 남편은 출근하면서 아이를 잘 돌보라는 당부를 했고 남편 성품을 알기에 가야 할지 망설이긴 했지만, "괜찮을 거야. 잠시 수료식만 하고 얼른 오자"


교회에 도착해서 권사님께 딸의 상태를 말씀드렸고, 아이를 맡긴 채 모임 장소로 갔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딸을 보러 왔을 때 현진이의 얼굴이 심상치 않았다. 권사님 말로는 잘 놀다가 피곤해하는 것 같아 교회에 있는 두툼한 이불을 덮여 재웠다고 한다. 열이 있는 아이를 따뜻한 이불로 덮어주었으니 열이 더 오를 수밖에. 급히 차를 몰고 집으로 도착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딸은 경기를 하며 쓰러졌다. 열은 40도였다.


이걸 '청천벽력'이라고 하지 않을까?. 일단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현진이가 경기가 났는지 정신을 잃었어요. " 전화로 들려오는 남편의 목소리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오늘 아이 데리고 어디 나갔어?" 난 전화를 뚝 끊고서 바로 아이를 업고 근처 병원으로 뛰었다. 축 처진 아이의 몸을 업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려니 쉽지 않았다. 


이 일이 있기 전날 딸이 감기 기운이 있어서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때 선생님은 가벼운 감기로 생각하셨다. 그런데 의식도 없는 아이를 업고 나타났으니 의사 선생님은 당황스러웠나 보다. 그는 내게 말했다. "이 아이는 저희가 치료할 수 없습니다. 큰 병원으로 가세요." 내쫓기듯 나온 나는 급히 택시를 잡았다. "고대구로병원으로 가주세요" 


"이대로 회복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 두려웠다. 아니 남편과 시댁의 반응이 더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간절한 기도가 나왔다. 남편한테서 계속 전화가 왔지만 난 받을 수가 없었다. 아이를 업어서인지 내 온몸이 땀으로 젖었고 겨우 택시를 잡았다. 남편에게  '고대 구로병원으로 가요'라고 간단히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차를 타고 가는데 딸이 깨어났다. 열도 조금 나아졌다. 바로 응급실로 갔더니 간호사들이 와서 피검사를 하려고 하는데 딸이 싫다고 몸부림치는 바람에 딸을 온몸으로 붙잡고 있어야 했다.


얼마 뒤 부모님과 남편이 도착했다. 

남편은 "아이가 아픈데 꼭 가야만 했어?" 하고 질책하듯 물었다. "아이가 아픈데 그게 무슨 소용이야?" 시어머님은 나를 보더니 표정이 굳어계셨다. 다혈질이신 어머님은 복도에서 내게 소리를 질러댔다. 다행히 딸은 괜찮았다. 딸은 열이 내리면서 몸도 회복되었다. 딸은 기관지가 약해서인지 감기에 걸리면 대부분 목감기인데, 주로 기관지는 열이 잘난다고 했다. 새벽에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남편의 온갖 잔소리를 들었지만 내 마음은 기뻤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힘들고 두려웠던 그 시간에 남편이 오히려 토닥여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삶은 그리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는다. 딸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우리 병실에 함께 있던 가족이 있었다. 아들이 배트맨 흉내를 내다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그 아이는 살았지만 온몸이 망가져서 오랫동안 재활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그 일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도, 그 부부는 서로 비난하다 실망하게 되고 상처를 주게 되어 결국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때 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었다. 오히려 마음을 다치게 할까 봐 조심했을 뿐이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부부로 살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상대방을 서운하게 한다. 잘 사는 것 같았지만 커다란 위기 앞에 서로 상처받고 무너지는 가족도 보았다. 지금이 가장 편안한 때인가? 아니면 부부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가? 용기를 내어보자. 그리고 나를 알고 상대방에 대해 배워보자. 부부통장에 서로에 대한 신뢰, 믿음, 사랑이 담긴 예금과 적금을 두둑이 저금해 놓자. 노년까지 아름다운 부부의 해로를 누리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 부자가 많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