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소니를 만났다

by Nam

지하철 문이 닫힌다는 안내 멘트가 나오며 문이 닫히는 순간 시라소니가 지하철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야인시대에 푹 빠진 이후로 김두한과는 다른 느낌의 낭만을 가진 절대 강자 시라소니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그의 필살기 중 하나는 인체의 뾰족한 부분인 이마, 양 무릎 그리고 양 팔꿈치 총 다섯 군데로 동시에 공격하는 '오화전신술'이다. 오화전신술은 자연스레 몸이 동그랗게 말아지면서 총알처럼 튀어 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오화전신술을 오늘 지하철 안에서 목격했다. 지하철 문이 닫히는 그 찰나의 순간, 어떻게든 지하철을 타고야 말겠다는 한 객이 지하철 안으로 날아든 것이다.

눈앞에 지하철이 있다면 어떻게든 타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치게 앞서 무리한 탑승으로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린다면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이는 어쩌면 시라소니의 오화전신술 보다 훨씬 치명적일 수 있다.

시라소니는 상대방과의 혈투에서 오화전신술을 꺼냈지만, 그 승객은 지하철 안의 승객들을 상대로 필살기를 사용했다. 부디 다시는 지하철에서 시라소니를 만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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