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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s Bo Jul 24. 2023

미국 대학원생은 영어를 얼마나 잘할까?

컴퓨터 공학과 기준

나는 미국 대학원에서 100% 온라인으로 컴퓨터 공학 석사를 하고 있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미국 사람이다.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국 학생들도 꽤 많다.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듣는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매년 입학생만 몇십 명 되는 듯하다. 한국 학생들은 입학생이 매년 5명쯤 되려나? 중국에 비하면 많은 편은 아니다. 일본,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뿐만 아니라 여러 유럽 국가에 있는 학생들도 꽤 있다. 저번 학기에는 폴란드와 카자흐스탄에 있는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같이 했었다. 


한국에서 혹시 미국 온라인 대학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면 '외국인 학생들이 영어를 얼마나 잘할까?' '나도 할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써 본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미국 아이비리그 학교 중 하나다. 그래서 온라인 학위라도 입학 경쟁이 나름 치열하다.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지만 과제, 시험 등이 엄청 촘촘히 짜여있다. 내가 공부하는 분야는 컴퓨터 공학이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이 글은 다분히 주관적이며 본인이 지원하는 학교, 과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학교 지원할 때,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등 영어가 공식언어인 곳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면 대학원 지원할 때 토플(TOEFL)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토플을 본지가 워낙 오래돼서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 받는다는 것은 영어 듣기, 쓰기, 읽기는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뜻일 것이다. 

코로나 이후로 미국의 많은 학교가 GRE를 선택사항으로 뒀다. GRE 공부도 토플 못지않게 시간이 꽤 걸리는데 희소식이다. 난 GRE를 제출하지 않고 합격했지만 미국에서 대학교 나오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아쉽게도 입학에 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영어 쓰기 

과마다 다르겠지만 컴퓨터 공학 같은 경우는 영어 에세이, 리포트 쓸 일도 없고 석사이지만 논문을 써야 되는 부담도 없다. 다만, 과제를 제출할 때 영어로 설명해서 쓸 일이 생각보다 많다. 지금도 알고리즘 수업을 듣고 있는데, 5문제에 답은 10 페이지가 넘을 때도 있다. 내가 답으로 제시한 알고리즘을 설명하고, 그 타당성을 증명해야 하는데 글쓰기의 양이 생각보다 많다. 물론 교수들이 영어 문법을 조금 틀린다고 해서 점수를 엄청 깍지는 않지만 의미가 전달될 정도의 영어 쓰기 실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모르는 것이 있어 질문할 때도 게시판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것을 조리 있게 설명해서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영어 글쓰기는 chatGPT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영어 읽기 

한국에서 대학교를 나왔을 정도면 영어 독해 능력은 일정 수준 이상일 것이다. 지문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은 중요하다. 한국 대학교와 비슷하게 한 수업당 슬라이드가 40-50 페이지 정도되고 매 수업마다 읽어야 하는 책도 있기 때문에 빠른 독해 능력은 수업을 따라가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영어문학처럼 어려운 영어가 아니다. 쉽고 간결한 표현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영어 듣기 

강의를 이해할 정도면 된다. 미국 사이트 Udemy나 Coursera 같은 플랫폼에서 영어 강의를 들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온라인 프로그램의 장점은 정해진 시간에 live 강의를 듣는 게 아니고 이미 녹화된 강의를 내가 편한 시간에 듣는 것이어서 강의를 여러 번 들을 수 있다. 자막을 켜서 들을 수도 있으며, 강의의 속도도 조절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어차피 천천히 설명한다.) 내가 원하는 속도로 강의를 들으면서 이해가 가지 않으면 같은 부분을 여러 번 돌려 볼 수 있다. 굳! 


영어 말하기 

불행인지 다행인지 영어로 말할 일은 거의 없다. 열정이 있어서 일주일에 1번 있는 TA들과의 live recitation이나 교수 office hours에 참여해서 질문하고 소통하려면 영어 말하기 능력이 필요하지만 개인적으로 난 별로 참여하지 않아 왔고 그래도 점수를 잘 받았다. 어차피 이런 meeting 들도 다 녹화되어서 제공된다. 그냥 편한 시간에 듣는 게 좋았다. 그리고 이런 meeting에 참여하는 외국인 학생들도 영어 못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나는 질문을 못 알아듣겠는데 교수들은 찰떡같이 알아듣고 대답해 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들의 어색한 한국어를 귀신같이 알아듣는 것과 같은 걸까. 영어 말하기는 영어 듣기, 쓰기, 읽기 중에 상대적으로 가장 덜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영어 말하기 능력은 나중에 취업할 때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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