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출현

by 김간목

갓 태어났을 때, 나는 팔다리에 피부가 돌돌 말린 채로 바싹 말라서 태어났다고 했다.


젖을 죽기살기로 빨고,

등이 차면 자지러지면서,

몸에서 떼어놓으면 갖은 악다구니를 쓰던


나의 신생아 시절은, 지금도 어머니 당신께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다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고 그 이전까지는 감기약도 먹고 다이어트도 하셨으므로).


이후로 10년, 어머니께서는 한약으로 나를 도핑하셨다. 30년 정도가 더 지나, 그 아이는 배 나온 아저씨가 되었고, 2025년 10월 7일에 이르러서는 한 남아의 아버지가 되었다. 태중에 먹을 거 다 먹고 평균 체중으로 태어난 우리 아들은,


젖을 죽기살기로 빨고,

등이 차면 자지러지면서,

몸에서 떼어놓으면 갖은 악다구니를 쓴다.


아무래도 어머니께 이 사실을 말씀드리고 마음의 짐을 덜어드려야겠다.


득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