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배임죄 폐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배임죄 폐지 논의에 신호탄을 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 회의를 주재하고 배임죄에 대해 "대대적으로 고쳐보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이 한국은 가서 투자 결정을 잘못하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더라. 위험해서 어떻게 사업을 하겠는가"라고 말했죠.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정기국회 중 배임죄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요. 국민의힘에서는 배임죄로 재판 중인 이 대통령을 위한 입법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쉽게 말해 남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이 자기 의무를 저버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서 자기나 다른 누군가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인데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상장회사 A사의 대표이사가 자기 부인이 만든 회사에 A사의 1000억 원짜리 핵심 기술을 1억 원이라는 헐값에 팔아넘길 때 처벌하는 죄가 배임죄"라고 예를 들어 설명했죠.
대통령의 발언 이후 민주당은 논의에 속도를 냈습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형벌 합리화 약속을 지키겠다"며 "정기국회 중 배임죄를 폐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배임죄가 분명 문제가 있고 이것을 폐지해야 되는 것이 원칙이라면 원칙을 향해 나가야 한다"며 배임죄 입법 일정을 언급했는데요. 당정 협의와 지도부 추인을 거쳐 이달 내 첫 번째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배임죄 폐지의 원칙과 로드맵은 명확하다"고 했죠. 애초 민주당은 회사 이사·발기인 등에게 적용되는 상법상 배임죄 폐지만 검토했다가 최근 들어 형법상 배임죄를 완전히 폐지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배임죄 완전 폐지는 오직 이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입법이라고 반발합니다. 주진우 의원은 "이 대통령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대장동 비리, 백현동 비리, 성남FC 사건 모두 배임죄로 기소됐는데 (폐지하면) 배임죄가 다 날아간다"고 지적했고요. 한동훈 전 대표도 "반기업 정서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민주당 정권이 끊임없이 배임죄를 없애자고 하는 이유는 '배임죄 유죄'가 확실한 이 대통령이 '면소 판결'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기업 환경 개선이라는 핑계로 많은 범죄 혐의에 배임죄가 적용된 이 대통령 재판을 무력화시키고, 법을 없애서 면소 판결을 받겠다는 얄팍한 속셈"이라고 했죠.
배임죄 폐지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립니다. 민주당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낡은 규제"라며 "폐지해서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고, 문제는 징벌적 손해배상 등 민사 책임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폐지에 찬성하고요. 국민의힘은 "총수 일가가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쓰는 걸 막는 최후의 보루"라며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기 위한 위인설법에 불과하다"고 반대합니다. 민주당은 이달 중 배임죄 폐지 대책을 내놓기로 했고, 국민의힘은 결사 저지를 예고하면서 긴장감은 더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