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덮친 환경재앙

by 연산동 이자까야

부산·경남에 환경재앙이 닥쳤습니다. 낙동강에서 농업용수를 끌어다 쓰는 경남 양산의 논과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뇌질환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25일 나왔습니다.

9일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의 논밭 옆 농수로에 녹조가 잔뜩 낀 녹색빛 물이 흐르고 있다. 국제신문

환경운동연합은 녹조 확산으로 입욕이 금지됐던 다대포해수욕장과 양산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부경대 이승준 교수 수행)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는데요. 다대포 해수욕장에서는 농도 1.116ppb 수준의 BMAA(베타 메틸아미노 L 알라닌)이 확인됐습니다. BMAA는 알츠하이머와 루게릭병 같은 뇌질환을 유발하는 신경독소. 암 유발 물질로 알려진 마이크로시스틴 또한 미국연방환경청(EPA)의 물놀이 기준 8ppb를 초과한 10.06ppb가 확인. 마이크로시스틴이나 BMAA는 국내에 규제 기준이 없어 해외 잣대를 빌려다 씁니다.


낙동강 퇴적토나 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됐는데요. 경북 도동양수장에서는 3922ppb를 기록. 신장과 간에 독성을 나타내는 실린드로스퍼몹신(달성보 선착장)과 신경독소인 아나톡신(영주댐 선착장)도 확인. 양산의 논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자그마치 5079ppb였습니다. 미 환경보호청 기준치를 634배 초과한 셈. 물놀이 관광지인 낙동강 레포츠벨리에서는 농도 3.247ppb의 BMAA도 함께 검출. 심지어 양산 낙동강 본류와 양배수장 저류조는 녹조 농도가 너무 높아 분석이 불가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환경단체는 “환경부가 녹조가 심각한 취수장 취수구에서 상류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물을 떠 검사한다. 또 녹조 독소를 직접 측정하는 대신 남세균 세포 숫자를 세서 경보를 발령하는 식의 간접적인 경보 기준을 운영 중”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먹는 물은 국민 생명과 직결됩니다. 그래서 낙동강 녹조는 환경재앙이자 사회적 재난입니다. 정부는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식의 미봉책만 반복해선 안됩니다. 당장 오염원 차단과 안전한 취수원 확보에 나서야 합니다. 무엇보다 ‘강이 왜 흘러야 하는지’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낙동강을 보에 가둬서 우리가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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