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인도-파키스탄 분쟁'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또 갈등입니다. 바람 잘 날 없습니다.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한 관광지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해 26명이 숨졌습니다. 이 테러가 인도인을 겨냥한 파키스탄 무장 단체의 소행으로 드러나자, 인도는 국경을 폐쇄하고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물길을 차단하는 등 보복 조처를 했죠. 지난 7일에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무장단체 거점 아홉 곳을 미사 일로 타격하며 무력 충돌을 확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경선 역할을 하는 양측 점령 지역 간 경계를 사이에 두고 포격전까지 벌어졌고요. 인도의 미사일 저장 시설과 공군 기지를 겨냥한 파키스탄의 공격도 이뤄졌습니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두 나라가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면 언제든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어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 해묵은 갈등의 중심에는 히말라야산맥 서쪽 끝자락의 땅, 카슈미르가 있습니다. 세계지도 속 카슈미르는 여러 개의 국경선으로 쪼개져 알록달록하게 칠해졌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이 카슈미르를 나눠 가지고 있죠. 하나의 땅을 애매하게 쪼갰으니, 싸움이 생기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데요. 1947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함께 시작된 카슈미르 분쟁은 75년이 넘는 세월 인도와 파키스탄 간 끊임없는 갈등의 원인이 됐습니다.
카슈미르 분쟁의 씨앗은 영국령 인도의 분할 과정에서 뿌려졌습니다. 종교를 기준으로 힌두교 중심의 인도와 이슬람교 중심의 파키스탄으로 나뉘는 과정에서 번왕국이었던 카슈미르의 운명은 불확실해졌습니다. 당시 카슈미르는 주민의 약 70%가 이슬람교도였지만 지배계층은 힌두교도였죠. 주민들은 파키스탄에 귀속되기를 바라며 반란을 일으켰고, 파키스탄은 주민들에게 무력을 지원했습니다. 힌두교도인 지배층은 인도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면서 카슈미르를 인도에 귀속시키기로 하죠. 인도는 이를 근거로 군대를 파견했고, 파키스탄은 이슬람교를 믿는 카슈미르 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며 군사적으로 개입했습니다. 제1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은 이렇게 발발합니다.
인도는 공식적인 귀속 문서를 근거로 카슈미르 전체에 대한 법적 영유권을 주장하는 반면, 파키스탄은 주민 다수의 종교와 자결권 원칙을 내세우며 인도의 영유권 주장이 강압에 의한 것이라며 맞섰습니다. 1949년 유엔의 중재로 휴전이 이뤄졌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고요. 결국 인도령 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로 사실상 분단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유권 갈등으로 1965년과 1971년 두 차례 더 전쟁을 벌이는 등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도 1962년 인도와의 국경 전쟁 이후 카슈미르 동부지역을 실효 지배하면서 카슈미르는 인도 파키스탄 중국 세 나라에 의해 분할 점령된 비극의 땅이 됩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현재 실효 지배하는 지역을 넘어 카슈미르 전체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데요. 설상가상 인도와 파키스탄은 세계적인 핵확산 금지 노력을 외면하고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핵실험을 단행했고요. 양국은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국이 됩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싸움이 여전히 계속되는 지금, 카슈미르에서의 국지적 충돌은 언제든 핵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두 나라 간 갈등이 아니라 세계적인 안보와 직결된 문제죠.
카슈미르를 사이에 둔 갈등은 독립전쟁과 종교전쟁의 성격이 맞물려 타협점을 찾기가 극도로 어렵습니다. 일단 현재 두 나라가 카슈미르에서 벌인 무력 충돌은 미국의 중재로 일단락됐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에 이 소식을 공유하며 "양측이 상식과 지혜를 발휘했음을 축하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휴전 협정 후에도 카슈미르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이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이 사실을 전면 부인하죠. 카슈미르 지역의 영유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 양국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