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장마’라는 표현은 사라지고 '극한호우'라는 말만 남을지도 모릅니다.
기상학에서 장마는 여름철 정체전선이 일정 기간 머물며 내리는 비를 뜻합니다. 6월 중하순부터 한 달간 같은 구조로 장기간 비가 내리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기에 장마라는 이름을 붙이고 다른 비와 구분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장마의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비가 장시간 고루 내리지 않고 짧은 시간 한꺼번에 퍼붓는 양상을 보이는데요. 기상청은 2023년부터 '호우''‘집중호우' 등과 구분되는 극한호우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극한호우의 기준도 만들었는데요. 강수량이 1시간에 50㎜ 이상이면서 3시간에 90㎜ 이상일 때, 또는 1시간에 72㎜ 이상일 때를 극한호우라고 부르기로 했죠.
기상청 자료를 보면 극한호우 기준에 맞는 비는 ▷2013년 48건 ▷2017년 88건 ▷2020년 117건 ▷2022년 108건 등 연평균 8.5%씩 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장마철 이후 시간당 100㎜ 이상 비가 쏟아진 극한호우가 16차례나 관측됐는데요.
지구 온난화로 땅과 바다의 온도가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고수온으로 몸살을 앓는 바다는 많은 수증기를 내뿜게 됐고요. 땅의 온도가 오르며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구름대가 머금는 수증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쉽게 포화 상태가 되면서 마치 비를 토해내듯 한꺼번에 쏟아내 극한호우가 발생합니다.
좁은 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 순식간에 시설물이 물에 잠기거나, 하천이 넘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재난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극한호우는 이미 우리 사회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 ▷2022년 포항 지하주차장·서울 반지하 주택 침수 ▷2020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참사 등 모두 극한호우로 인명 피해가 났습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대기 불안정과 저기압으로 비도 많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죠.
이에 정부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전국 단위로 발송하기로 했습니다. 부산에서도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받아볼 수 있게 됐죠.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시간당 50㎜ 호우가 내리면서 3시간 동안 90㎜ 넘는 강수량이 기록되거나, 1시간에 72㎜까지 비가 오면 기상청이 해당 지역에 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는 제도인데요. 읍·면·동 단위로 발송되며, 40㏈(데시벨) 이상의 알람도 동반됩니다.
기후 변화로 극한호우가 잦아지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면서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도입됐는데요. 지난해에는 수도권과 경북, 전남까지 시행했습니다.
기상청은 제도가 시행된 지역에서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있는 지역에서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받는다면 침수 피해가 나지 않도록 대비하고, 지하차도나 지하 주차장 등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는 곳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