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방

by 윤종현


실제로 작은 내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 흔한 침대나 책상 하나 없이

이불 몇 개와 배게 하나가 전부이다

그 위에 시간과 기억만이 놓여있다

있으면 좋은 것은 있지만

부족하거나 불편한 것은 없다

어린 시절, 한 평짜리 고시원에서도

혼자 살며 토끼를 키웠다

그때도 괜찮았다

오히려 덜어내고 걷어내고 싶은 것들이

작은 방에 너무 꽉 차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초대하지 않은 이들만 잔뜩 와서

이방을 채우고 있다

작지만,

그대로 존재하는 방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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