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6년생. 올해 마흔이다.
마흔이면 불혹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저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자주 느낄 뿐이다.
30대엔 늘 궁금했다.
왜 40대 언니들은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할까.
왜 그렇게 건강식품을 챙기고,
왜 비싼 화장품을 아낌없이 바를까.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그건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는 걸.
아이들이 이제는 말귀도 제법 알아듣는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던 시기를 지나,
조금씩 내 시간을 되찾아간다.
그래서일까.
다시 일을 시작하는 언니들이 늘어났다.
출산 전처럼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는 없기에 시간에 덜 매이는 일을 찾는다.
가늘지만 끊어지지 않게,
나도 그렇게 일하고 싶어졌다.
결혼 전에는 나도 열정 하나로 버텼다.
회장님 컨설팅을 앞두고,
레드불스를 마셔가며 며칠 밤을 새워 일하다가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었다.
사업부에서 딱 한명에게 주는 에이스 평가도 받았다.
지금은 엄두도 안 난다.
젊음을 믿던 시절은 지나갔다.
요즘은 ‘사춘기’라는 단어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그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부터 준비하려 한다.
아이를 위한 마음 관리,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한 체력 관리.
예전엔 몰랐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나 잘 이해된다.
이해한다는 건,
그만큼 내가 그 자리에 와 있다는 뜻일 것이다.
조금은 쓸쓸하지만,
조금은 단단해진 느낌도 있다.
이렇게 나는,
‘나이 듦’이라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그러다 문득,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떠오른다.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노라’ 고백하던 사도 바울,
그의 나이 예순 즈음이었다.
120세에 죽은 모세에 대해서 성경은 이렇게 기록한다.
그의 눈이 흐리지 않았고, 기력이 쇠하지 않았다고.
나도 그랬으면 한다.
눈이 흐리지 않고, 기력이 쇠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충만하게 떠날 수 있길 바란다.
마흔, 아직도 흔들리는 나이에 그렇게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