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통제감과 성취감의 상관관계
통제가 선사해 주는 자유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들이었다.
오랜만에 생긴 기쁜 일을 핑계로 커다란 초콜릿 한 박스를 다 먹기도 하고, 매일 늦은 시간에 들어오니 피곤해서 청소를 하지 않고 잠든 적도 있었다.
처음에는 행복할 줄 알았다. 건강에 좋지 않으니 먹어도 한 번에 한두 개만 먹던 초콜릿을 한 박스를 먹을 수 있었고 청소할 시간에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입에 초콜릿이 들어오던 순간과 침대에 누웠던 그 순간에는 정말 짜릿했던 것 같다.
요근래도 마찬가지였다. 안 좋아졌던 건강을 회복한다는 둘러대기 좋은 핑계로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늦은 시간이어도 배달을 시켜 먹고 점심만 두 번씩이나 챙겨 먹기도 했다. 하던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나처럼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도 피로한 날에는 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며 책을 덮고 무작정 나가서 하고 싶은 걸 하고 들어오기도 했다.
그래서 건강이 나아졌냐고 물어본다면 건강 회복이라는 게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고 싶다. 그럼 하고 싶은 대로 휴식을 취함으로써 스트레스가 덜어지고 행복했냐고 물어본다면?
난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아니라고 하고 싶다. 거의 몇 주를 하고 싶은 걸 제한 없이 다 하고 지내면서 뭔가 잃어버린듯한 기분이 들었다. 긍정적인 기분은 잠시였고 그 이후에는 마음 어딘가에 채워지지 않는 구멍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부정적인 감정에서 자유로우려면 자기 통제감은 필수불가결하다.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걸 허용한다고 해서 행복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하고 싶다. 빵을 좋아한다고 먹고 싶을 때마다 빵을 몇 개씩 먹는다거나 휴일이라고 알람을 꺼두고 될 때까지 늦잠을 자는 것도 하루이틀이면 족하다. 어느 정도의 자기 통제감은 나에게 성취감을 주고, 그 작은 성취감이 겹겹이 쌓여 자신감이 되고 결론적으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준다고 생각한다. 자유와 쾌락을 이유로 놓아버린 통제력은 기쁨이 아니라 그저 허무맹랑한 공허함만 남겨준다. 이 공허함은 불안과 우울로 번져 통제력의 상실을 가속화시킨다. 우울하니까 통제력을 잃고, 또 통제력을 잃으니까 불안해지는 악의 순환고리인 거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 일주일에 못해도 두세 번은 운동하는 것, 하다못해 매일 일기를 쓰는 것까지도. 어느 정도의 통제감이 감정과 생각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