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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론 쿠 Jul 22. 2023

비효율은 애매함에서 온다

‘이 정도로 이야기하시죠’는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

상황 1: 서로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지만 큰 방향성에서는 비슷해 보여 소통을 끝낸다. 이후 다르게 이해한 부분에서 결과의 차이가 발생하여 다시 수정하거나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상황 2: 계획을 세운다. 대충 될 것 같다. 후에 진짜 해야 할 때가 오면 계획과 다른 것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한다.


무언가를 애매하게 정하거나 애매하게 소통하거나 애매하게 생각한 후에 나중에 결과를 볼 때가 되면 생각과는 달라 낭패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업무를 하면서 비효율성이 발생하는 부분들이 많겠지만, 이런 애매성 때문에 일을 수정하거나, 다시 하거나 혹은 같은 일을 서로 두 번 하는 일도 많이 발생한다. 이런 것들을 들어 비효율은 애매함에서 발생한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 반대말은 무엇일까. 효율은 디테일에서 온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업무 연차가 찬다, 프로페셔널해진다, 날카로워진다는 것은 애매성을 최소화하는 버릇이 생긴다는 것과 같다. 애매함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나 발생하고 있는 부분을 빠르게 캐치하고 그 부분을 미리 채워 넣는 능력이나 버릇, 그것이 전반적인 업무 효과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경험에 의해 알아차리거나 혹은 무의식적으로 애매성을 낮추는 스킬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모든지 애매모호하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것을 휴리스틱(Heuristics)적 사고라고 한다. 왜냐하면 한정된 인지적 자원을 활용해서 최대한 다양한 것들을 처리해야 하다 보니, 뿌연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이 대충대충 빠르게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의 생존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몰라도, 현대 사회에서 만나는 복잡하고 고도화된 사고가 필요한 업무에 대응하기에는 맞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업무나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때 휴리스틱적인 사고가 발동해 이 정도면 애매모호한 차원에서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에 따라 더 이상 생각을 멈추게 될 때가 생각보다 많다.


사고를 멈추게 되는 그 역치값은 사람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경험이 많다고 불리는 사람들은 그 역치가 높아져 디테일을 더 따지게 된다. 그럼 옆에 있던 역치값이 낮은 사람은 ‘아 끝내려고 했더니 저 사람은 까다롭게 왜 저런 것까지 따지거나 정하려고 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는 그 방식이 더 목표를 빠르게, 효율적으로, 최소한의 리소스로 이룰 수 있는 방법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마치기 전에 스스로 ‘이 정도로 정했으면, 소통했으면, 계획했으면 되었을까?’ 혹은 ‘정말 저 사람의 생각이 혹은 미래 상황이 내가 생각한 것과 같이 정확하게 맞을까?’라는 생각을 수시로 해보자. 그 후에 몇 가지 놓쳤다고 생각이 드는 것들이나 더 정해 놓으면 좋은 것, 혹은 그 사람이 디테일한 것(용어나, 개념, 형태 등)까지 정확히 이해했는지 등을 한 번 더 확인해 보자. 그런 버릇을 들인다면, 저 친구 아주 꼼꼼하고 체계적인 친구라는 평판과 함께 스스로도 같은 시간과 리소스에서 더 많은 결과물과 퍼포먼스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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