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01.
친정엄마와 함께 하는 길 2025.09.25. 방문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던 일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 돌아다닐 수는 없지만 내가 허락되는 한
친정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주어진 시간 안에서 기록을 남기고 싶어 했다.
그 생각은 사실 근래에 일부러 했던 것이 아닌
아주 예전부터 문득문득 들었던 생각이었던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실행에 옮기는 것을 조금 더 일찍 했으면 좋았으리란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후회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움이었다.
아무리 잘 걷는 다 하여도 칠십이 넘는 연세의 발걸음은 중년의 딸내미 앞에선 느린 걸음이기 때문에.
단지 그뿐이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늘 바쁘다는 이유로 함께 여행을 다녀본 경험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의 삶은 마라톤과도 같았다.
20대와 30대의 나에게 변화는 결혼뿐이었고 직장생활로
늘 야근을 달고 살았던 일상은 변함이 없이 흘렀다.
그렇게 22년간의 직장생활을 그만둔 시점부터 바로 순례길을 생각했더라면 조금 나았으려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함께하려 다시금 생각한다.
이왕이면 순례길의 목적에 맞게 스탬프투어를 해보기로 했다.
성지순례 책자는 온라인상으로도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어차피 스탬프를 찍으려면 성당으로 가야 했기에 첫 시작을 명동으로 잡았다.
명동대성당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스탬프투어를 함께 하기로 하였다.
친정엄마와 명동대성당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아무리 잘 걷기는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소한의 코스를 선택하기로 하였다.
우선적으로 성당(성지)을 방문하여 사진도 찍고 스탬프도 찍으며
함께 시간을 기록한 후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로 하였다.
평일 낮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성당(성지) 투어를 마치면
근처 맛집을 검색하여 맛나게 점심식사를 하고 좋은 카페에 들러 순례의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처음부터 멀리 있는 순례길에 오르면 힘들 수 있을 것 같아 서울코스를 우선적으로 계획하였다.
명동성당에서 친정엄마와의 약속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칼국수가 생각나는 날이면 자주 명동교자를 방문하곤 하였더랬다.
또한 20대 때에는 옷쇼핑을 명동에서 친정엄마와 함께 하기도 더러 있었다.
먼저 명동성당에 도착해서 친정엄마를 기다리며 미리 성당 주변을 돌아보았다.
친정엄마와 함께 사진을 찍을 공간도 보고 명동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는 외국여행자들도 구경하였다.
친정엄마가 드디어 도착하고 우리는 바로 성물방으로 향했다.
성물방에 들어가 직원에게 직접 여쭤보며 책자를 구입했다.
명동대성당 성물방에 온 기념으로 친정엄마는 나에게 선물을 하나 장만해 주었다.
묵주팔찌 하나를 구입하려고 하던 나에게 직접 골라 선물해 주었다.
잘 어울리는 나무팔찌였다. 친정엄마에게 축성을 부탁하며 우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첫날부터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하였다.
성당에서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나와 근처 카페에서 몸을 잠시 쉬었다.
성지순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니 카페 안도 혼잡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피해 조금 늦은 시간에 식당으로 향했다.
근처 맛있는 솥밥집에서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길가에는 담배를 피우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직장인들 구경이 자연스러웠다.
친정엄마와 함께 한 순례길.
짧고 굵은 시간 모두 군더더기 없이 좋았다.
[순례를 마치며]
첫 시작의 설렘이다.
친정엄마와 함께 했다.
날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