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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ice 유니스 Mar 14. 2022

소의 오줌이라고?

인디언 옐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좋아하는 화가가 있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다.


고흐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터키 블루가 매력적인 ‘꽃피는 아몬드 나무’이지만,

대중적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작품은

아마도 ‘해바라기’ 시리즈일 것이다.


노란 해바라기 작품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흐의 작품엔 유독 노란 안료가 많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고흐가 사용한 노란 안료가 소의 오줌으로 만든 것이라는 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고흐가 사용한 노란색 안료는 ‘인디언 옐로’로

15세기 인도의 벵골 지역에서 처음 발명되었다.

(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고흐는 인디언 옐로 뿐만 아니라 크롬산납 등 다른 노란 안료도 함께 사용하였다.)


인디언 옐로는 여린 망고의 잎과 물만 먹인 소의 오줌을 정제해서 고형화한

요산 마그네슘에서 채취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의 방광에 결석이 생기고

소는 엄청난 통증에 시달려야만 한다.

그러나, 병든 소일수록 질 좋은 노란 안료를 얻을 수 있었기에

선명하고 화려한 노란색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잔인하게 죽어가는 소들의 희생을 막을 수 없었다.


인디언 옐로가 유럽으로 흘러들어 가자

17세기 바로크, 18세기 로코코, 19세기 인상파에 걸쳐

유럽의 미술은 점점 화려해져 갔다.


유럽의 미술이 화려해져 갈수록

인도의 수많은 소들은 병들어 죽어가고 있었다니

밝고 화사한 노랑이 왠지 우울하고 씁쓸하게 느껴진다.


인디언 옐로는 결국 동물학대라는 비난을 받으며

1920년경에 생산이 금지됨으로써 안료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한동안 인디언 옐로의 선명한 노랑을 대체할 안료를 찾지 못하다가

1990년대에 되어서야 겨우 만족할만한 인공합성안료에 성공하게 되었다.


이제는 문구점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감 팔레트를 보며

사용이 쉽고 구하기 쉬운 오늘날의 물감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들과 노력들이 있었음에

미안함과 감사함을 느낀다.


*** 앞으로 '색에 대한 잡념들'매거진은 티스토리 달달 디자인 연구소 daldal design laboratory 에서 이어갑니다.

 https://daldal-design.tistory.com




* 이미지 출처 : 빈센트 반 고흐 ‘해바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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