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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은말고이응 Jun 26. 2017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

나는 너네를 사.. 사랑.. 아니 좋아해

 나와 친한 친구들 중에선 본인이 가진 것에 비해 자신감이 부족한 친구들이 많다. 분명 내가 보기엔 다들 훤칠하게 예쁘고 잘생긴 친구들이다. 면접에서도, 연애에서도 자신감이 넘치는  플러스 요인이 된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나는 본인이 가진 것에 비해 자신감이 약간 부족한 사람들에게 큰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 그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3가지 매력이 있다.     


 첫째, 자신감 부족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견을 고집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메뉴를 고르거나 함께 여행을 떠날 때 언제나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본다. 우리는 보통 본인의 의견을 관철하기보다 상대방의 의중을 살피는 것을 ‘배려’라는 덕목으로 표현한다. 자신감 부족한 사람은 본인이 의도치 않은(?) 뛰어난 배려심을 갖고 있다.      


 둘째, 자신감 부족한 사람들은 종종 본인에게 박하기 때문에 자조적인 태도로 고통 받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 타인이 자조적 태도로 고통 받고 있을 때 그 어느 사람들보다도 감정이입을 잘한다. 상대방에게 깊게 공감하며 아낌없이 위로와 칭찬을 건넨다.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처럼 상대방의 감정을 돌볼 줄 알고 토닥일 줄 아는 큰 그릇과 소통 능력을 갖고 있다.      


 셋째,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본인의 실제 모습보다 본인을 부족하게 파악하기 때문에, 자신이 응당 성취할 수 있는 결과물에 대해서도 큰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어떤 여자가 핫팩을 주고 갔다거나(실제 사례1), 위층의 다른 계열사 직원이 번호를 물어봤다거나(실제 사례2) 할 때 입이 귀까지 걸린 모습으로 주변인들을 기분 좋게 한다. 그들은 행복의 역치가 낮아서 함께 있으면 덩달아 행복해진다.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보통 본인의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자신감이 부족한 것 자체도 하나의 콤플렉스가 되는 것이다. 자신감 부족의 악순환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말은 1) 배려심이 뛰어나다거나, 2) 큰 그릇을 가졌다거나, 3) 많은 것에 감사해하며 산다는 것을 안 좋게 표현한 말일 뿐이다. 그들은 본인의 생각보다 분명히 훨씬 더 좋은 사람들이다.


 당당한 인간상을 최고로 치는 세상이지만 가끔은 이 세상이 원하는 것이 당당한 것인지 뻔뻔한 것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당당해서 성공한 것인지 뻔뻔해서 성공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인간상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습자지 같은 아슬아슬한 자기 확신의 경계에서 뻔뻔해지지 않기 위해 조금 더 조심하고 조금 더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의 태도를 세상이 너무나 쉽게 자신감 부족이라고 말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나는 그냥 그들을 좋은 사람, 매력 넘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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