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장 다비드 나지오 <위기의 청소년>
프랑스의 유명 정신분석가, 장 다비드 나지오의 <위기의 청소년>에는 그야말로 정신분석의 핵심 개념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이 짧은 책에 쉬운 말로 핵심을 담다니. 원문도 번역문도 모두 매끄러운 훌륭한 책을 만나서 참 반갑습니다.
수회에 걸쳐 나지오가 이 책에서 말하는 청소년 심리의 특징과 부모, 임상가들에게 건네는 조언을 다뤄 보려고 합니다. 자살, 마약, 성관계...요즘 사회면을 장식하는 청소년 뉴스는 이전의 이슈들과는 그 심각성과 무게가 현저히 다릅니다.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로서, 청소년부 주일교사로서, 청소년상담사로서 나지오의 조언을 마음에 잘 새겨두고 싶습니다.
첫번째. 청소년 자녀를 기다리는 마음
자녀가 청소년기에 진입하면 부모들은 더 조급해집니다. 성인이 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겠지요. 아이가 고1에 올라가서 저 역시도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그러나 조급함은 역시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결코 좋지 않았습니다. 이제서야 빠른 속도를 늦추고 성인이 될 아이보다 17살(만으로는 15이네요)인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 봅니다. 엄마인 제가 여유를 가지니 아이에게도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위기는 유년기에 입었던 상처까지 함께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 장 다비드 나지오-
불안과 동요가 심하게 나타나는 청소년기는 부모에겐 두 번째 기회입니다. 유년기의 기회를 상실한 부모에게는 더 없이 기쁜 소식이네요. 그러니 우리 부모들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 불안과 우울, 반항으로 요동치는 아이들을 기다려 보면 좋겠습니다. 부모 이상으로 좋은 치료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