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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경 Oct 08. 2018

마지막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생이 던지는 네 가지 질문

미스터 선샤인에서 조선의 노비로 태어 난 후 우여 곡절 끝에 미국으로 가서 군인이 된 유진(이병헌분)은 말한다." 조선에서 태어난 건 맞지만 내 조국은 미국이야. 조선은, 단 한 번도 날 가져본 적이 없거든" 그러나 그는 조선을 위해 장렬히 전사한다.  어제, 오늘, 내일의 각자의 시각으로 시작하는 내레이션만큼 드라마는 과거이지만 우리네 인생을 논하는 의미가 있었다.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나의 반성문일 수도 있다. 누구나 인생을 살다 보면 고비가 있다. 그 고비에 우리는 어떤 약속을 할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때 절대자에게 고해성사를 할 수 있겠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며 과거 현재 미래를 자아와 이야기할 수도 있다. 경험의 자아와 기억의 자아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기도는 잘 되게 해달라고 바라는 것보다 스스로를 가만히 내려다 보고 반성하는데 더 의미가 있다. 마음 속에 비가 죽죽 내릴 때 누군가의 조언은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지 않았나!  진짜 마음을 비우고 현재에 집중하면 마음만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뼈아대(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의 서두는 오해로 시작했다면 끝은 거창한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너무 거창해서 과연 내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싶지만 솔직하게 함께 하고 싶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를 읽으면서 말이다. 나는 많은 젊은이들이 함께 있는 광경을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 저마다의 인생이 다르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한다. 불행히도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 제목을 되내어 본다.  


1. 나 자신을 깊이 있는 존재로 만들었는가?


여기에 대한 답을 하려면 우선 나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Who am I? 대체로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서는 원시 안경을 끼고, 타인은 근시 안경을 끼고 본다. 자기 내면은 관찰하지 않고 남이 이뤄놓은 성공과 부를 보고 부러워하기 바쁘다. 그래서일까? 방탄 소년단은 유니세프와 함께 Love Myself 캠페인을 시작했다. 진정한 사랑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진 캠페인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잠재력과 실력을 잘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내공이 깊은 자는 자아를 깊이 있게 가꿔나가는 사람이다.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작품 《노르웨이 숲》에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아의 무게를 견디고 외부 사회의 무게에 맞서는 것’이라고 했다. 인간은 사랑이 아닌 욕망이라는 굴레에 굴복하기 쉽다. 사랑만으로 살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 두터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속적 잣대가 다는 아니기에,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 내면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내가 좋아하는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글을 읽어 보기로 하자.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충고하거나 당신을 도울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신 스스로 모든 성장과 발전을 조용하고도 진지하게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꾸 바깥 세계만을 쳐다보는 것을 삼가세요. 당신의 가장 조용한 시간에 당신의 은밀한 감정을 통해서나 답해질 수 있는 성질의 질문들에 대해 외부로부터 답을 얻으려 할 때처럼 당신의 발전에 심각한 해가 되는 것도 없습니다. 지금 당장 당신에게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를 답을 구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그런 식으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으니까요. 무엇이든지 지속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해답 안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마주치는 선택의 순간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한다. 그 조언이 물론 약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결국 마음속에 원하는 답을 해주는 누군가 나타날 때까지 물음은 방향 없이 이어지기도 한다. 결정을 하고 나서도 결과가 좋지 않을 때엔 조언을 해준 이에게 슬며시 책임을 미루기도 한다. 부끄럽고 한심하게도 말이다. 혼자만이 버텨내는 깊은 고독의 시간이 힘들겠지만, 가치가 있을 때도 있다. 내 인생의 결정권은 내가 가졌다. 그 책임 또한 온전히 내가 지고 가야만 다음 발을 내디뎌 성장할 수 있다. 

    

2. 미래 세대를 위하여 어떤 유산을 남겼는가?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는 게 기쁘다. 왜냐하면 내 앞에 많은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나도 방탄소년단처럼 Love myself 캠페인에 참여하고 싶다. 젊은 친구들에게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소확행이 유행하더라도 큰 포부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멈추면 젊었을 때 아무것도 안 보일 수 있다. 오히려 제대로 가는 길이라면 질주하라. 대신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자. GOD의 길을 들으면서 말이다. 바쁜 일상에 지칠 때, 다람쥐 쳇바퀴도는 일상에 취해 있을 때, 승진과 업무로 어려움을 겪을 때 '일산의 그 소년의 꿈'을 생각해보자. 대신 자신의 이름을 대면서, 어렸을 적 나의 꿈은 이러했다고 말해 보자. 올해 개인정보 침해로 말썽도 많았지만 하버드 대학도 중도에 포기한 젊은 거부 마크 주커버그의 꿈을 읽어 보자. 까짓것 읽는데 돈이 드는 것 아니잖나.


“밀레니얼 세대인 우리는 직관적으로 목적을 찾죠. 저는 감히 단지 목적을 찾는 것에만 그쳐선 안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것을 넘어 모든 사람이 목적을 갖는 세상을 만드는 게 우리 세대의 도전 과제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해볼게요.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이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 센터를 방문했을 때 청소부를 발견하고 다가가 뭘 하고 있는지 물었다고 합니다. 그 청소부는 ‘대통령님, 저는 인류가 달에 가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고 답했지요. 얼마나 멋진 이야기입니까.”


개인의 삶의 목적이 그 자신보다 위대한 무언가로 이끄는 한 요인이 된다는 생각을 해 본다. 목적이 있을 때 우리는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고,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꿈을 이루는 길에 동참하고 싶다.


3. "나는 이 세속적인 세상을 초월했는가?"


나는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고영성 작가의 이야기처럼 신성한 삶을 이야기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신성함이란 무기를 늘 생각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자기 자신에 대한 경계를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흔들리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래야 먼 훗날 내가 과거를 돌이켜 볼 때 "Who I was, am and will be"에 대한 답을 하는데 부끄럽지 않을 수 있으리라. 아주 세속적인 사람 같지만 주식 투자의 달인이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초월성을 가진 초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세속을 대표하는 주식에 초월할 수 없었지만 세속적인 사람과 다른 흔들리지 않는 초인의 투자 원칙이 있었다. 젊은이들에게 욕심 가지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욕심이 사치인 세상이라도 적당한 욕심(포부)을 가져 보라고 말하고 싶다. 성공의 도달점보다 과정을 즐기는 것은 그 나이의 특권이다.  정도(바른 길)를 걸으면서 그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다. 버핏의 몇 가지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보자.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건 다른 누군가가 오래전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좋은 평판을 얻는 데는 20년이 걸리고 평판을 망치는 데는 5분밖에 안 걸린다. 이 점을 생각하면 여러분은 다르게 일할 것이다.’

‘나는 거의 매일 무엇을 읽으면서 긴 시간을 보낸다. 이건 미국식 비즈니스에서는 드문 일이다.’

‘만일 당신이 가장 운 좋은 인류의 1%에 해당한다면 당신은 나머지 99%에게 빚을 진 것이다.’

‘방대한 소유물은 종종 그 주인을 소유하게 된다. 내가 가치를 두는 자산은 건강을 빼고 말한다면, 흥미, 다양성, 오래가는 우정이다.’ 

‘나쁜 사람과 좋은 거래를 할 수는 없다. 정직은 아주 비싼 선물이다. 싸구려 같은 사람한테서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버려라.’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는 초인의 내공 있는 투자가 내 마음의 잘못된 세속적 가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리라.


4. "나는 사랑했는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노래를 아무리 많이 불러봐도 부족하다. 사랑이란 말은 흔하지만 제대로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사랑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이유가 된다.


며칠 전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후배가 내게 말했다.

"나 그 사람 만나고 싶어요"

"만나면 되지"

"이제 저 싫데요. 만나지 말자고 해요"

"그럼 좋은 사람 새로 만나면 되지"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쉽게 끝났다.

"나도 그랬지 않나! 뭐 똑같은 걸 것이야. 첫사랑은 못 잊는다고 ? 첫사랑을 갖고 싶은 게지."

사실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다. 여하튼 내 말은 위로가 되지 않을게 분명하다. 그런데 묻고 싶다.  '그녀는 정말 그를 죽도록 사랑했을까? '


우리는 자식에 대해서는 소유의식을 가지고 부모에 대해서는 방관의 자세를 취하고 살아가고 있다.  제 몸하나 간수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필요할 때만 전화 거는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본다. 지금 내 앞에 알랭 드 보통의 저작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란 책의 표지가 보인다. 누군가는 보통의 질문에 수백 개의 이유를 댈지 모르겠다. 성숙한 사랑을 하는 부모는 흔하지 않다. 맞다. 나는 어제 너무 서러웠다.  몸과 마음이 아픈 상황에서 나를 이기기 위해서 무언가 열중하고 있는데 가족조차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제 젊지 않은 나이도 원망스러웠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은 뒤에  무언가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고마움이 느껴졌다. 애써 혼자라는 걸 깨달을 때 나는 근본적으로 내게 묻는다. "진정 나는 누군가를 진실 되게 사랑한 적이 있는가?" 

사실 사랑으로 시작해도 끝은 사랑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의 대단원은 실로 거대했다. 가볍게 시작한 이야기가 무게 있는 질문을 하면서 마무리로  갔다. 저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지만 '사랑'의 이야기로 이 책을 마친 신영준/고영성 작가의 이야기를 들은 소감을 '사랑으로 가득 찬 아무 말 대잔치"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다들 즐거운 나날을 소중하게 만들어 가기를 바라면서,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들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다른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 모두가 잃어 가는 많은 것들,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 많은 시간들... 그렇게 하루가 저문다.  


뼈아대 첫 리뷰에서 인생을 이야기했는데 두 번째이자 마지막 리뷰도 인생으로 마친다. 고로 나는 사랑했노라...... 그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경제적 청춘, 한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저자 겸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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