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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bout 우울 Apr 09. 2021

주인공 베르테르의 고뇌와 슬픔에 공감했던 수많은 청년들

'베르테르 효과'와 '파파게노 효과'




“현재를 즐기고 과거는 지나간 것으로 돌려 버리겠다. 친구야, 네 말이 확실히 옳다. 인간이 왜 이렇게 생겨 먹었는지 어찌 알겠냐마는, 인간은 상상력이란 상상력을 다 동원해 지나간 불행을 돌이켜 보는 데 매달리는데, 그러는 대신 그 불행을 대수롭지 않은 현재로서 감당해 간다면 사람들 사이의 고통은 훨씬 줄어들 거란 네 말이 옳다.”






초등학생 때 어린이용 세계 고전 명작이라는 명작은 다 읽었다. 폭풍의 언덕, 레 미제라블, 몬테크리스토, 죄와 벌,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등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유명한 작품들 위주로 많이 읽었는데 나는 그중에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을 가장 좋아했다. 어렸을 적부터 정말 좋아했고 아직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생 책이다. 사실 이 책은 다른 책들처럼 전쟁이 일어난다거나, 엄청 숨겨진 사연이 있거나, 배신이 있거나 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남자의 짝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등학생 때 성인 남자의 구구절절한 짝사랑 이야기가 대체 왜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당시 딱 기억에 남는 내용은 바로 '사랑으로 인해 세 명의 사람이 미쳤다'라는 부분이었다.



온 세계가 내 주위에서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이 책은 주인공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편지식의 서간체 소설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베르테르는 우연히 파티장에서 '샤를로테'라는 여인을 만나게 되고 이어 첫눈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알베르트'라는 성격 좋고 인물 좋은 약혼자가 있다. 고로 그 이후는 베르테르의 짝사랑 시점으로 진행이 된다.


로테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베르테르는 로테의 사랑을 얻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느끼고, 짝사랑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알베르토와 잘 지내보려고 노력도 하고, 로테의 곁을 떠나 새로운 일을 해보기도 하지만 새로운 직업 또한 적응하지 못하고, 속물적인 귀족 사회에 신물이 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순례도 하고, 전쟁터에도 나갈까 고민하는 등 로테를 잊으려고 애쓰지만 그는 다시 로테의 곁으로 돌아오게 되고, 로테의 남편인 알베르트에 대한 질투심만 나날이 커져간다.


초등학생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포인트, '사랑으로 인해 세 명의 사람이 미쳤다.' 한 명은 미치고, 한 명은 살인을 저지르고, 나머지 한 명은 스스로 죽는다. 미쳤다는 사람은 베르테르처럼 로테를 짝사랑했다가 로테의 아버지에게 걸려 해고를 당하고 끝내 미치고 만 '하인리히'라는 청년이고, 또 한 명은 작품 후반 미망인 주인을 짝사랑하다가 살인사건을 저지르게 되는 미망인의 하인이다. 베르테르는 살인을 저지른 하인에게 동병상련을 느끼고 필사적으로 그를 변호하지만 처벌받는 것을 막지 못했다. 알베르트는 그런 베르테르의 모습을 로테에게 말하며 되도록 그를 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한다.   


"로테는 베르테르를 멀리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을 다 써보려고 굳게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로테가 그 실행을 망설였다면, 그것은 아마 아끼는 친구에 대한 진정한 배려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베르테르에게 얼마나 쓰라린 희생인지,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그녀는 매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녀는 단호하게 그 결심을 실행해야만 하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자신의 이룰 수 없는 사랑에 큰 고통을 받던 베르테르는 결국 자신이 죽어야 사랑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처럼 찾아갔던 로테와의 만남에서 베르테르는 포옹과 키스를 했고, 그 행동으로 인해 로테가 다시는 자신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을 하자 결국 죽기로 결심한다.


"여행을 떠날까 하는데, 권총을 좀 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베르테르는 집에 돌아와 권총을 빌려달라는 쪽지와 함께 하인을 알베르트 집에 보내고, 알베르트는 의심도 하지 못한 채, 로테에게 권총을 내주라고 말을 한다. 로테는 이전 베르테르가 자신에게 보인 불길한 행보와 발언들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차마 남편인 알베르트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권총을 하인에게 내주었다. 권총을 전달받은 베르테르는 그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알베르트 씨, 당신에게는 미안한 짓을 했지만 제발 나를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나는 이제 끝을 내려고 합니다. 내가 죽음으로써 부디 당신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와 같은 그녀를 부디 행복하게 해 주십시오."


소설은 이렇게 베르테르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이후의 이야기 : 베르테르의 자살 소식을 알게 된 로테는 그 자리에서 실신했고, 로테와 알베르트 모두 베르테르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서술상 로테의 생명이 위독했다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정신적인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내가 실제로 소장하고 있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관련 도서들


어렸을 때는 이 책이 그렇게 유명한 작품인지 몰랐다. 단테, 셰익스피어와 함께 세계 3대 시성으로 불리는 괴테의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250년 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인기를 받고 있는 희대의 명작이다. 또한 처음 출간됐을 당시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왕족이든 귀족이든 서민이든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읽어대 세계 최초의 베스트셀러라는 평까지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곧 이탈리아, 독일, 덴마크 등 일부 나라에서 출판과 판매가 금지가 되었다. 당시 많은 청년들이 소설 속에 묘사된 베르테르의 옷차림 (노란 조끼와 푸른색 연미복)을 따라 입고 베르테르의 슬픔과 고뇌에 공감했다. 심지어 베르테르를 모방한 자살까지 늘었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되었다고 한다. (다만, 당시 실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모방자살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현대에 와서 의문을 표하는 이론도 많다.)


엄청나게 인기 있던 이 작품으로 인해 모방 자살까지 벌어지다니. 이렇게 유명인 또는 평소 존경하거나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하는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한다.








베르테르 효과

: 유명인 또는 평소 존경하거나 선망하던 이물이 자살하는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으로 모방 자살(copycat suicide), 자살 전염(suicide contagion)이라고도 한다.


이 효과는 20년간 자살에 대해 연구한 미국의 자살 연구학자 데이비드 필립스(David philips)가 붙인 이름으로, 유명인의 자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일반인의 자살이 급증하는 패턴을 발견했다. 이를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베르테르의 이름을 따서 '베르테르 효과'로 명칭을 명명하였다.


'베르테르 효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중매체가 발달한 20세기 들어 주요한 자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장국영 등 슈퍼스타들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 이후 일반인이나 팬들이 뒤따라 자살한 선례들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유명인의 자살 후에 자살 소망자나 실행자가 늘어난다는 구체적인 통계가 있다.


대부분 원래부터 자살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유명인의 죽음이나 자살 소식을 접한 것을 계기로 마음속에 있던 소망을 실행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혹은 평소 우울증 증세를 보이지 않아도 언론 보도에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 오늘날 '베르테르 효과'라고 하는 것은 대개 그런 경우까지 지칭해서 폭넓게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베르테르 효과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렇게 베르테르 효과는 얼핏 보면 자살한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원인처럼 보이지만, 많은 임상심리사들은 베르테르 효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언론 집단이라 지적한다. 기자들의 통제되지 않은 보도 형태가 제2, 제3의 자살자들을 양산한다고 말이다.


요즘 자살 소식을 전하는 뉴스기사에서 우리는 자살 예방 문구와 상담센터 전화번호를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발표했고, 2018년에는 언론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을 공개했다.


아래의 내용에 따르면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발표 이후 언론의 보도 방식이 변화하며 자살률이 꾸준히 감소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자살보고 권고기준 3.0 >

- 자살보도에는 사회적 책임이 따릅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은 자살보도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언론과 개인이 자살예방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고자 마련한 기준입니다. 이 기준은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를 포함한 모든 미디어와 경찰과 소방 등 국가기관, 그리고 개인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 계정(SNS),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유의해야 하는 기준입니다.

- 잘못된 자살보도는 사람을 죽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자살보도는 모방자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살의 동기나 방법, 도구, 구체적인 장소 등을 보도하면 막연하게 자살을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법 또는 장소에서 자살을 실행하도록 부추길 수 있습니다. 자살 원인을 단정하는 보도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자살을 하나의 대안으로 선택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유명인의 자살보도는 파급효과가 크므로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자살보도 방식을 바꾸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발표 이후 언론의 자살보도 방식이 변화하면서 자살률은 꾸준히 감소하였습니다.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이나 활동을 소개하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 5가지 원칙>

1. 기사 제목에‘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 ‘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2.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3. 자살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모방자살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서 사용합니다.
4. 자살을 미화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 자살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와 자살예방 정보를 제공합니다.
5.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에는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합니다.

※ 유명인 자살보도를 할 때 이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준수해야 합니다.



베르테르 효과의 반대말,

파파게노 효과(Papageno effect)를 아시나요?


위처럼 자살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자제하고, 신중한 보도를 함으로써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파파게노 효과'라고 한다. 파파게노는 오스트리아의 음악가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인물 파파게노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오페라 내용 중 파파게노가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목을 매려고 할 때 요정 셋이 나타나 그를 말린다. 요정의 도움으로 죽음의 유혹을 극복한 파파게노는 희망을 상징한다. 이처럼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자살 보도를 자제함으로써 자살 충동을 예방해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파파게노 효과가 적용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의 락스타, 커트 코베인의 자살 이후 미국의 MTV 방송에서 취했던 대처사례가 있다. 이 방송사와 몇몇 다른 방송사들은 코베인이 자살한 저녁,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보도하면서 "자살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자살 예장 센터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임상심리사의 면담을 프로그램에 포함하고, 자살을 원하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의 문의에 상담해주는 전화 서비스를 운영했다. 그 결과 이들 방송국이 서비스하던 지역에서는 베르테르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또 다른 사례로, 오스트리아의 지하철 자살 사례를 뽑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도 한때는 자살률이 높은 국가였지만 언론이 지하철 자살률을 떨어뜨려 안정화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지하철 자살률이 급증한 오스트리아는 원인을 연구한 결과 상세한 언론 보도가 또 다른 자살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즉시 언론의 자살 보도를 자제하는 방법을 쓰자 자살률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핀란드 또한 한때는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썼던 나라였지만 지금은 자살을 획기적으로 줄인 성공적인 국가다.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핀란드는 자살 보도 자체를 금기시하는 분위기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링크는 글 하단에 있습니다.)






'베르테르 효과'는 전 세계적으로 보이는 자살 요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라고 없을 수 없다. 연예계 혹은 유명인이 먼저 떠난 동료를 이어 따라 간 케이스도 있으며, 팬들이나 일반인이 심리적 영향을 받아 뒤이어 따라간 케이스들이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어떤 연예인이 자살 한 뒤 특정한 기간 동안 평소 자살률보다 80% 많게 증가한 적도 있다고 한다.


'베르테르 효과'를 아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파파게노 효과'를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고, 정부의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언론을 넘어서 일반인에게도 권고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 드물 것이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의 생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다양한 미디어의 발달로 슬픈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슬픈 소식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누군가의 비보를 들었을 때 슬픔과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처럼, 이 글을 읽는 우리들이 안타까운 선택을 한다면 우리 주변에 반드시 슬픔을 느낄 사람들이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참고자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나무위키 링크

베르테르 효과 - 네이버 지식백과 링크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 한국자살협회 링크

자살과 미디어의 영향력 - 네이버 지식백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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